[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검찰이 청와대 정무수석을 사퇴한 전병헌 전 수석을 20일 소환 조사할 계획이어서 경우에 따라 사정 태풍이 여의도 정가에 몰아칠지 초긴장 상태다.
전 전 수석은 한국e스포츠협회가 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 원의 후원금을 받은 것의 일부를 전 보좌관이 유용, 이와 관련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전 전 수석을 20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다고 밝혔다. 그간 전 전 수석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이던 윤모 씨와 김모 씨, 브로커 배모 씨를 구속한 것에 이어 전 전 수석에게까지 수사가 이뤄지는 것이다.
검찰은 측근들의 범행 과정에서 전 전 수석이 관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이 본업과 관련이 없는 한국e스포츠협회에 거액이 돈을 후원하는 과정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이었던 전 전 수석의 영향을 발휘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검찰의 이후 수사에서 전 전 수석의 혐의가 입증된다면 청와대는 다소의 상처가 불가피해진다. 전 전 수석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6개월 간 선임 수석보좌관으로 청와대를 이끌어왔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직을 유지한 채 검찰 수사를 받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전 전 수석의 혐의가 입증되면 적폐 청산을 이끄는 청와대는 도덕적 상처를 받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문재인 정부 출범 6개월 동안 청와대는 인사 실패 논란에 시달려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병헌 수석의 혐의가 입증되면 청와대는 다시 한번 인사 책임론에 시달리게 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문재인 정부 첫 예산안과 핵심 정책의 법제화가 필요한 정기국회 초반 시기에 청와대와 국회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 청와대 정무라인이 약화된 것도 문제다.
반면, 검찰이 전 전 수석 수사에서 뚜렷한 혐의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오히려 정치권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 최근 검찰은 최경환·원유철 의원에 대해서도 불법 자금 수수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이 사정 정국에 돌입하면서 정치권이 진행 중인 검찰 개혁 법제화는 다소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가장 먼저 수사를 진행하는 전 전 수석의 혐의를 검찰이 밝혀내지 못한다면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검찰개혁에 동력을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