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박대용 기자] 미래에셋대우가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된 반면 발행어음 인가를 받지 못해 관련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이 관심이 집중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가 미래에셋그룹 계열사의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미래에셋의 초대형 투자은행(IB) 꿈이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때문에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조사가 어느 선까지 진행될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미래에셋대우는 “금융당국이 지난 7월에 신청한 발행어음 사업 인가와 관련해 공정위의 조사 진행으로 인가심사를 보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금융감독원에 공시했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인가를 받으려는 금융기관의 대주주를 상대로 형사소송 절차나 금융위원회, 공정위, 국세청, 검찰청 또는 금융감독원 등의 조사나 검사가 진행된다. 아울러 그 내용이 인가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정되면 절차가 끝날 때까지 인가심사를 보류하도록 돼 있다. 이와 관련 공정위 관계자는 “금융감독 당국이 미래에셋대우의 합병, 미래에셋자산운용 등의 이상 징후를 파악해 조사를 요청했다”며 “현재 미래에셋대우에 자료 제출을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본시장법 조항에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면 심사를 보류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며 “구체적인 사안을 밝힐 수 없지만, 금융위원회도 자본시장법에 따라 관련 내용을 판단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에셋은 국내 1위 증권사인 舊 대우증권까지 인수할 정도로 급성장해 국내 최대 금융투자 그룹으로 자리매김 했으나, 성장 과정에서 박현주 회장 중심의 비정상적인 지배구조와 내부거래에 대한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이 같은 문제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과거 경제개혁연대 소장으로 활동하던 당시부터 꾸준히 지적해 온 사안으로, 현 정부 출범 후 미래에셋에 대한 조사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에서 부동산 관리업무를 하는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48.63%)과 부인(10.24%) 등 박 회장 일가가 최대주주인 이른바 ‘가족회사’다. 하지만 그룹의 정점에서 계열사 일감을 받아 수익을 내는 구조로 돼 있어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또한 미래에셋컨설팅은 2016회계연도 연결감사보고서상 미래에셋캐피탈(19.47%), 미래에셋자산운용(32.92%)의 주요주주로 등재돼 있으며, 산하에 미래에셋펀드서비스(100%) 등 자회사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관계자는 “미래에셋컨설팅은 비교적 규모가 작은 부동산펀드 자산 관리 전문기업으로, 자산운용이 미래에셋컨설팅에 위탁한 자산은 20∼30%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그동안 미래에셋은 미래에셋컨설팅과 미래에셋펀드서비스, 미래에셋캐피탈 등 지배주주 일가의 가족회사들이 편법을 동원해 지주회사 규제를 회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받아왔다. 현행법상 지주회사는 총자산에서 자회사 주식가치 비중이 50%를 초과하면서 최다 출자자인 경우 피투자 계열사를 '자회사'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캐피탈은 채권발행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계열사 주식을 확보한 그룹 소유구조의 핵심이지만, 매년 말 불필요한 자산을 확대해 지주회사 규제를 피해왔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이번 조사로 미래에셋그룹은 초대형 IB 업무 추진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아직 사업인가를 받지 못한 ‘발행어음’ 관련 업무도 진행할 수 없는 암초를 만난 셈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 조사가 대주주인 박현주 회장을 타깃으로 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고 귀뜸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단순히 불거진 건은 아니며 오랜 기간 문제로 지적된 부분을 살펴보는 것"이라며 “금융회사 대주주에 대해 도덕성 등 기준을 엄격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