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지난해 말 국내 유통업계의 뜨거운 이슈였던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고용 문제가 이해관계 당사자들의 의견 상충으로 협상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겉으로 보기에는 파리바게뜨 사측과 가맹점주, 제빵기사 등 3자만의 문제로 비쳐지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더욱 많은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이 실타래처럼 꼬여있는 모양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운영주체인 SPC는 5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제빵사 직접 고용 문제와 관련해 양대 노총(한국노총·민주노총)과 세 번째 간담회를 열었으나 양대 노총의 의견이 충돌하면서 회의가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노총은 ‘가맹본사(SPC)-협력업체(인력도급)-가맹점주의 3자 합작법인 해피파트너즈의 지분 51%를 본사가 보유해 책임 있는 운영을 하라’고 SPC에 요구했다. 이에 SPC 측은 한국노총의 요구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하지만 민주노총은 “해피파트너즈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현재의 사업자 등록을 취소하고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제빵 기사들과 다시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은 “민주노총 측과 다시 협의를 할 것이며 만약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단독으로라도 SPC 측과 협상 타결을 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양대 노총의 의견이 충돌했다.
이처럼 문제의 해결이 쉽지 않은 이유는 통상적으로 프란차이즈 업계에서 발생한 문제들의 주체는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2자간의 문제이지만, 파리바게뜨의 경우 이전까지의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지적됐던 문제들보다 훨씬 복잡하게 얽혀있다.
이번 파리파게뜨 문제에는 가맹본사인 SPC, 제빵기사 인력을 파견한 협력업체, 5309명의 제빵기사들, 가맹점주, 민주노총, 한국노총,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해피파트너즈 기업노조, 고용노동부 등 무려 9개 주체들의 의견들이 상충하고 있다.
협력업체들은 제빵 기사 인력도급을 계속 할 수 있기 때문에, 가맹점주들은 운영비용 증가를 우려하기 때문에 SPC 측을 지지한다.
제빵 기사들은 직접고용이든 해피파트너즈 소속 전환이든 어떤 결론이 나도 근무 조건은 개선되기 때문에 논쟁에 깊이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조와 시민단체는 직접 고용 혹은 그와 같은 수준의 대안으로 제빵기사들의 근로 조건 개선 요구와 관련한 의견은 일치한다.
하지만 해피파트너즈에 대해서는 노조 간의 이견의 충돌하고 있다. 해피파트너즈 기업노조는 SPC가 약속한 급여와 복지의 개선 수준을 협상하고 있다.
게다가 각 정당들도 의견을 내놓았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의 근로 문제를 지적한 정의당은 고용부의 직접 고용 지시를 지지하는 반면,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은 고용부의 조치를 비판하고 있다.
SPC 관계자는 “대외적으로는 가맹본사와 노조 혹은 고용노동부의 긴장관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더 많은 주체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관계자는 “점포를 운영하는 가맹점주들에게 브랜드 이미지 실추로 인한 피해가 가지 않도록, 문제의 보속한 해결을 위해 나머지 1000명의 제빵기사들의 합작사 고용 전환을 적극적으로 설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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