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KB금융지주가 사외이사 일부 교체를 앞두고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금융감독원에 '허위 보고'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금감원은 "실제 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사외이사가 따로 있는데도, KB금융이 다른 사외이사가 최하점을 받았다고 의도적으로 '거짓 보고'를 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반면 KB금융은 "담당자가 익명 처리된 사외이사 평가 결과를 문서로 금감원에 보고하는 과정에서 '최하점을 받은 사외이사가 누구냐'는 질문에 답하면서 단순 착오를 일으킨 것"이라는 입장이다.
18일 금감원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말 사외이사 6명 가운데 2명의 교체 방침을 정했다. 이들은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회사는 금감원에 사외이사들의 활동을 정기적으로 공시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KB금융은 이들의 평가결과를 금감원에 허위로 제출했다. 최하위를 받은 A 사외이사 대신 B 사외이사를 최하위로 보고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에 우호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B 사외이사가 최하위로 허위 보고되고, 이번에 중임(使命)하지 않게 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6일 열린 KB금융 사외이사추천위원회 회의에서 최영휘 이사회 의장과 이병남 이사, 김유니스경희 이사 등 3명이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윤 회장이 자신에게 비우호적인 사외이사를 몰아내려 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금감원 측은 “기까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KB금융은 금감원에 제출한 사외이사 평가결과는 익명으로 처리했는데, 실무자의 구두 보고 때 실수가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KB금융에 따르면 금감원에 제출한 사외이사 평가 결과는 사외이사들의 실명(實名)을 밝히지 않고 '사외이사 ①99점, ②88점, ③77점...' 식으로 작성된 문서였다.
이 자료를 냈더니 금감원 담당자가 “최하점을 받은 사외이사가 누구냐”고 물었고, KB금융 담당자는 “사외이사 A씨가 최하점”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KB금융에 보관된 원본에는 사외이사 B씨가 최하점으로 기록돼 있었다. KB금융 담당자는 “기억에 따라 답했을 뿐인데 결과적으로 착오를 일으킨 것”이라고 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사외이사 평가는 교체를 위한 자료가 아니고 평소 활동에 대한 참고 자료"라며 이번 사안에 고의성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같은 관계자는 이어 “해당 실무자는 구두 보고 때의 업무 처리 미숙에 책임을 지고 직위 해제됐다”고 덧붙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사회 관련 사안을 허위 보고한 것은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사안”이라며 “KB금융에 자체적인 점검을 지시했고, 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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