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 입장 바뀐 정치권 지방선거 앞두고 정략적 접근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여당은 개헌을 6월 지방선거에 국민투표를 붙이자고 하고 있고, 야당은 안된다고 하고 있다. 개헌 시기를 놓고 여여가 극한 대치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2월 임시국회로까지 이어져 개헌이 최대 핵심 현안이 될 전망이다. 정치권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략적으로 개헌에 접근하고 있다는게 일반적 분석이다.
지난해 대선 기간까지만해도 대선 후보들 거의 대부분이 6·13 지방선거에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붙이는 것에 공감대를 이루며 일제히 공약까지 내건 바 있다. 대선을 끝낸 정치권의 입장은 상당히 달라졌다.
야당에서 여당으로 변한 더불어민주당은 대선 때 공약했던대로 6월 지방선거에 개헌을 국민투표에 붙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당에서 야당으로 변한 한국당은 홍문표 대표가 대선 때는 공약을 내건 바 있지만, 현재는 입장을 바꿔 개헌을 지방선거와 동시에 투표에 붙이는 것에 결사 반대하고 있다.
개헌을 두고 여야가 이견을 보이는 것은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우세한 관측이다.
먼저 개헌 투표를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하게 되면 투표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보수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 이후 보수 진영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아직까지 남아 있는 상황에서 투표율이 높다면, 현재 여당인 진보 진영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이번 지방선거는 집권 1년차인 문재인 정권에 대한 ‘중간 평가’ 성격을 띠는데, 개헌 투표로 인해 희석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개헌이 국회 중심으로 이뤄지느냐, 청와대 중심으로 이뤄지느냐도 중요 쟁점이다.
야당은 개헌이 국회를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청와대는 좀처럼 국회에서 합의된 개헌안이 나오지 않자 청와대 중심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히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회를 향해 개헌안을 속히 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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