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SK에 과징금 29억원을 부과하면서 SK증권 지분 전량을 매각 처분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SK는 향후 1년 내에 보유 SK증권의 주식 3200만주(9.88%, 약 420억원 규모)를 매각하지 않으면 검찰고발 등 추가 제재를 받아야 한다.
정부는 지주회사가 작은 자본으로 금융사 지분을 획득한 뒤 다른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하거나 현저히 유리한 금융계약을 맺는 등의 방법으로 총수일가의 사익편취를 돕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보고 지속 감시하겠다는 방침이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처럼 SK증권 매각하지 않은 지주회사 SK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을 위반한 혐의로 과징금 29억60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혓다. 이와 함께 SK증권 지분을 1년 내에 처분할 것을 명령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8월3일 대기업그룹 SK의 최태원 대표이사 회장과 총수일가가 지분 49.34%를 보유하고 있는 지주회사 밖 계열사 SKC&C는 당시 지주회사 SK(SKC&C지분율 31.5%)를 흡수 합병하면서 스스로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사명도 SK로 변경했다. 기존 SK는 금융사인 SK증권의 주식 9.88%를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합병 과정에서 SK 주식도 신규 지주회사인 SK에게 넘겨졌다.
이를 통해 SK그룹의 지배구조는 총수일가→SKC&C→SK(SK증권)→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에서 총수일가→SK→SK이노베이션·SK텔레콤·SK네트웍스·SK증권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지주회사 SK는 공정거래법에서 정한 2년의 유예기간 동안 SK증권의 주식을 처분하지 않았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일반지주회사가 국내 금융·보험업체를 소유할 수 없으며, 일반지주회사로 전환할 때 소유한 상황이라면 2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있다.
다만 SK는 지난해 8월 11일 케이프인베스트먼트와 SK증권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으며, 매수인은 같은 해 9월 29일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변경을 승인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공정위의 이번 처분이 과하다는 일부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SK 관계자는 “SK증권 주식 매각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법 위반 발생 시점이 케이프인베스트먼트와 주식매매계약 체결 이전인 지난해 8월 3일인 점과 금융위 승인이 결정 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금산분리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통상 지주회사가 금융사의 주식을 처분하지 않는 것은 금융사를 통해 다른 회사에 자본을 지원하는 등 편법적인 (총수일가의)지배력 강화에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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