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평창올림픽에서는 왜 재계 총수들이 보이지 않을까?
[WHY] 평창올림픽에서는 왜 재계 총수들이 보이지 않을까?
  • 서성일 기자
  • 승인 2018.02.1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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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세 번의 도전 끝에 힘겹게 유치한 평창올림픽. 하지만 지난 9일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한 이후 분위기는 예전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올림픽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할 기업의 총수나 CEO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기업들의 과감한 마케팅도 실종됐다. 경기장에서는 정치인들의 모습이 더 자주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기업들이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낸 돈은 1조원이 넘는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돈만 쓰고 실익은 전혀 얻지 못하는 셈이다.
평창올림픽의 유치과정은 힘겨운 도전의 연속이었다. 지난 2000년대부터 동계올림픽에 대한 준비가 있었다, 당시 무주와 평창 두 곳을 검토하던 중 평창으로 최종 결정됐다. 우리나라는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 도전 실패를 시작으로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러시아와 오스트리와 등과 경합을 했으나 러시아의 소치에 아쉽게 석패했다. 평창은 마지막 도전이라는 생각으로 3번째 도전을 하게 된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다시 신청했다. 제123차 IOC총회에서 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와 경쟁 끝에 2018동계올림픽 개최지로 평창이 선정됐다. 당시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의 IOC 위원들에 대한 설득과 피겨여왕 김연아의 프리젠테이션 등 그칠 줄 모르는 집념으로 어렵게 이뤄낸 성과다. 하지만 이렇게 어렵게 따낸 평창 동계올림픽 현장에 왜 재계 인사들의 모습은 찾아 보기 힘든걸까. 이유는 지난해까지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국정농단’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1년 7월 현대경제연구원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제적 효과가 총 64조9000억 원으로 추산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올림픽 관련 투자와 소비지출이 늘어나면서 얻는 직접적 효과를 21조1000억 원으로 계산했고, 43조8000억 원은 올림픽 개최 이후 10년 동안 관광객 증가와 글로벌 기업의 브랜드 가치 증가를 통한 국가 이미지 제고 효과 등 간접적 경제 효과를 따졌다. 평창 동계올림픽 무선 통신 및 컴퓨팅 분야 공식 파트너 삼성전자는 9일 ‘올림픽 쇼케이스’라는 홍보관을 강릉·평창 등에 개장하면서 개관식 행사를 따로 갖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 때부터 개최지에서 자사 홍보관을 열며 대대적인 개관식을 진행했는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조용히 넘어간 것이다. 기업들이 자국 올림픽을 최대의 마케팅 기회로 활용해왔던 예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익명을 요구하는 재계 한 관계자는 “기업에 호의적이지 않은 분위기에서 개관식 행사를 크게 열기는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외국 기업들이 평창올림픽에서 더 주목받는 분위기다. 중국의 알리바바는 10일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마윈 회장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알리바바 홍보관 개관식을 열었다. 아울러 미국 인텔은 올림픽 개막식 때 1218대의 드론이 연출한 ‘오륜기 퍼포먼스’로 전 세계인의 감탄을 자아냈다. 재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기업들을 대하는 최근 분위기를 볼 때 43조원에 달하는 간접적 경제 효과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평창올림픽 개최에 앞장섰던 재계가 정작 올림픽에서 소외되고 있는 게 안타깝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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