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국회 운영위원회가 27일 주요 현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개최 2분만에 정회됐다. 북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 부장의 방남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청와대 관계자의 출석을 놓고 평행선 대립하면서다.
한국당 소속인 김성태 운영위원장은 개의한 뒤 모두발언에서 “오늘까지 임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아무 통보 없이 국회 운영위 현안질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이것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 점에 대해 위원장으로서 매우 유감이고 국회 운영위 긴급 현안질의가 꼭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추후 청와대에 국회 출석을 더욱 더 강력하게 요청하고 그렇게 해서 현안질의가 뒷받침 된 가운데 다시 위원회를 속개하도록 하겠다”고 정회를 선언했다.
운영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에 출석하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은 회의실 바로 옆 소회의실에서 대기하며 법안이 상정되면 회의장에 입장할 예정이었다.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만큼 ‘김영철 방남’과 관련한 정쟁 대신 법안 처리를 우선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은 앞서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운영위) 간사들이 소위에서 합의한 법안을 갖고 안건으로 유일하게 채택된 법안들이었다. 이 법안을 조건 없이 처리하면 될 일인데 (한국당은) 긴급현안 질문을 수용하지 않으면, 청와대에서 비서실장이 오지 않으면, 이 법안들을 처리할 수 없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전형적인 법안을 볼모로 한 구태정치”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수석은 “제가 수석회동에서 ‘법안은 법안대로 처리하고 김영철 방문과 관련해 질의할 부분이 있으면 원내대표들이 청와대 관계자를 비공개로 불러서 간담회를 가져라’라고 중재안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묵살했다”며 “어떤 식으로든 정치공세의 장으로 삼겠다는 저의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여야는 28일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소집해 주요 법안 처리를 시도할 예정이지만 ‘김영철발(發)’ 갈등으로 정상적인 진행이 이뤄질지 불분명하게 흘러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