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정순길 기자] 대기업집단에 해당하는 부영그룹 소속회사들이 총수인 이중근 회장 일가의 차명주식 보유 사실을 공정거래위원회에 허위 신고 및 공시했다는 혐의로 과태료 부과와 함께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할 처지가 됐다.
하지만 부영그룹은 이 같은 공정위의 조치가 "이중 처벌"이라며 즉각 해명자료를 배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공정위는 대상자의 해명을 들은 후 최종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으로, 그 수용 여부가 주목된다.
14일 공정위에 따르면 대기업집단 ‘부영’ 소속회사들이 동일인 이중근 회장과 그 배우자의 차명주식을 보유한 사실을 숨기고 주주현황을 공정위에 허위 신고한 5개사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5개 기업은 부영, 광영토건, 남광건설산업, 부강주택관리, 부영엔터테인먼트 등 이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완전자본잠식된 남광건설산업을 제외한 부영, 광영토건, 부강주택관리, 부영엔터테인먼트, 동광주택 등 5곳에 대해 과징금 32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 회장과 배우자는 부영(舊 삼신엔지니어링)이 설립된 지난 1983년 당시부터 자신의 금융거래 정지 등을 이유로 본인 주식을 친족이나 계열회사 임원 등 명의로 보유해왔다는 게 공정위 측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이 회장은 광영토건, 남광건설산업 등 계열회사 설립시에도 같은 방법을 사용했으며, 배우자 역시 부영엔터테인먼트(舊 대화기건) 설립 시 친족이나 계열회사 임원 등에게 자신 소유 주식을 명의 신탁했다.
부영의 계열회사들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회사로 편입된 이후인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이런 사실을 숨긴 채 이 회장이나 배우자 소유 주식을 차명주주 주식으로 기재해 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 소속회사의 경우 회사의 주식소유현황 등을 매년 지정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신고해야 하며 허위 공시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4월 1일 기준 명의신탁 내역과 지분율은 부영 3.5%, 광영토건 88.2%, 남광건설산업 100%, 부강주택관리 100%, 舊 신록개발 35.0%, 부영엔터테인먼트 60% 등으로 이들 명의신탁 주식은 2013년 12월 31일까지 모두 이 회장과 배우자의 명의로 실명 전환된 것이라고 공정위 측은 전했다.
이에 대해 부영그룹은 “이중 처벌”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즉각 해명에 나섰다.
이날 부영그룹 측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진단 부영 소속 회사의 주식소유현황 허위신고 및 기업집단현황 공시규정 위반 관련 공정위의 발표내용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다”며 ”이번 사안은 새로운 법위반 행위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는 공정위에서 지난해 7월 동일인을 고발한 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제출건과 사실상 동일한 행위내용인데도 법조항을 달리하고 처벌대상을 5개 계열사로 하여 재차 고발한 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7월 계열회사에 친족 7개사 누락 및 명의신탁 주식으로 주식소유현황을 제출해 이미 동일인(이중근 회장)이 검찰에 고발된 상태”라고 말했다.
부영 관계자는 “어떠한 실익을 취하기 위해 차명주주로 신고한 것이 아니다”라며 “차명주주 제출에 의해 기업집단의 지정 및 계열회사의 범위에 영향을 주거나 경제적 실익을 취한 바 없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해당 5개 회사는 차명주주로 신고한 내용과는 상관없이 동일인 관련자의 지분 및 지배력 요건에 의해 이미 부영 계열회사로 편입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서 규제를 적용 받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뿐만 아니라 “명의신탁주식 자진 시정 및 환원 후 적법하게 신고 및 공시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영그룹은 위반사항 통지(2017년 4월 공정위 사건착수 통지) 전인 2013년 10월에 이미 명의신탁을 해지하고 전량 환원 후 관련 세금을 납부한 것은 물론 현재까지 실질주주로 적법하게 신고 및 공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 회장이 주식소유현황 신고·공시 당시 회사를 지배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고의적으로 주식 차명주식 보유를 숨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의 공소시효 만료는 2018년 4월로 지정돼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앞으로 기업집단 관련 신고 및 공시의무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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