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동원시스템즈가 건설 자회사인 동원건설산업을 매각하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동원그룹은 이번 지분 매각을 통해 조달된 자금으로 ‘신사업의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동원건설산업을 타 기업군이 아닌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에 매각하는 것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증폭된다.
2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동원시스템즈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동원건설산업 지분 100%를 동원그룹의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에 전량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처분 주식 총수는 108만5200주로, 1주당 처분 금액은 6만9572원이다. 이에 따라 총 매각 대금은 약 755억원 규모다.
동원건설산업은 ‘동원베네스트’로 대표되는 아파트를 비롯해 오피스와 창고, 도로, 항만 등 시공사업과, 건축물의 에너지·환경·시설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PM(Property Management service)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동원건설산업은 2016년 기준 매출액 2924억원, 영업이익 164억원, 당기순이익 165억원을 기록하는 등 알짜회사로 알려져 있다.
동원건설산업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던 동원시스템즈가 보유 지분 전량을 동원그룹의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에 매각함에 따라 지배구조는 더욱 간소화 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지분 매각 전 동원엔터프라이즈→동원시스템즈→동원건설산업 이었던 지배구조가 동원엔터프라이즈→동원건설산업으로 한 단계 생략된 셈이다. 부연하면 동원건설산업은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손자 격 회사에서 아들 격 회사로 승격한 것이다.
동원그룹의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는 김재철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이 67.98%를 보유해 최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이어 김재철 회장(24.50%), 동원육영재단(4.99%) 등으로 구성됐다.
이에 따라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그룹의 지주사이면서 사실상 가족회사나 다름없다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동원시스템즈가 동원건설산업을 다른 기업군이 아닌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에 매각한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스런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동원그룹 관계자는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 입장에서는 건설회사와 포장재회사를 재무적으로 분리해 업종별 독립경영을 강화하면서, 그룹 자회사를 보다 효율적이고 단순한 지배구조로 재편하는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시스템즈도 비주력사업이던 건설업 자회사를 매각하며 확보한 현금을 통해, 주력인 종합포장재 사업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진출을 선언한 고부가가치 무균충전음료사업의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추가 M&A나 신규사업 투자에 있어서도 재무적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2017년 12월 31일) 기준, 동원시스템즈의 자산은 총 1조1807억원이다. 부채는 6904억원, 자본은 4902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40.8%다.
동원시스템즈 관계자는 “부채비율이 매년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매각을 통해 동원시스템즈의 부채비율은 더욱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