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KCC는 왜 현대로보틱스 주식 83만여주를 처분했나?
[WHY] KCC는 왜 현대로보틱스 주식 83만여주를 처분했나?
  • 이영선 기자
  • 승인 2018.03.3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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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선 부사장/출처=현대중공업그룹
[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KCC가 지난 29일 돌연 보유중인 현대로보틱스 주식 대부분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보틱스는 최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현대중공업 그룹의 최상위에 위치한 지주사 격 회사이기 때문에 KCC가 해당 지분을 처분한 진짜 이유에 대해 재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30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KCC는 지난 29일 KCC는 장종료 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현대로보틱스주식회사 주식 83만1000주를 3540억원에 처분했다.
KCC 측은 투자자금을 회수를 위해 주식을 처분한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이에 대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이유는 현대로보틱스가 최근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현대중공업 그룹의 최상위 지배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현대로보틱스는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KCC 로부터 그룹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 지분을 5.1% 매입했다고 금감원에 공시했다. 이에 따라 현대로보틱스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지분율(25.8%)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3.31%로 증가했다. 그는 정 이사장, 국민연금에 이어 단일 최대주주로 3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때문에 현대중공업그룹이 정몽준 회장에서 정기선 부사장으로 본격적인 승계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정 부사장은 기존에 로보틱스 지분을 97주만 보유하고 있던 터였다. 정 부사장의 지분 매입 자금 3500억원 가운데 3000억원은 아버지인 정몽준 이사장으로부터, 나머지는 개인돈으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3000억원을 증여 받았다고 가정하면 증여세율 50%가 적용돼 증여세만 1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증여세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납입할 계획”이라며 “이번 지분 매입으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회사의 경영권 안정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정 부사장의 이번 지분 매입으로 승계 작업이 본격화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현대로보틱스의 계열사 지분율은 현대중공업 27.84%,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34.83%, 현대건설기계 33.21%, 현대오일뱅크 91.13%, 현대글로벌서비스 100% 등이다. 때문에 현대로보틱스 지분율 확대는 그룹 내 지배력 강화를 의미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한 관계자는 “지주사 지분을 거의 보유하지 않았던 정 부사장이 지분을 확보하는 것은 그룹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오너 3세인 정 부사장은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정몽준 이사장의 장남이다. 정 부사장은 청운중, 대일외고를 나와 연세대 경제학과(01학번)를 졸업했다. 육군 ROTC(43기)로 2005년 입대해 중위로 전역했다. 그는 2009년 대리로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입사 6개월 만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수료하고 보스턴컨설팅그룹 한국지사 컨설턴트로 일했다. 2013년 6월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재입사했다. 정 부사장은 지난 2015년 1월 상무, 2016년 1월 전무(선박영업부문장)로 연이어 고속승진한 뒤 재입사 4년만인 지난해 11월 부사장 자리에 올라 경영 전면에 나섰다. 부사장 승진 후에도 선박영업부문장과 기획실 부실장 역할은 지속했다. 그는 부사장 승진과 함께 2016년 말 분사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대표이사 부사장직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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