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대기업 오너들의 잇따른 등기임원 사퇴...이유는?
[WHY] 대기업 오너들의 잇따른 등기임원 사퇴...이유는?
  • 이성민 기자
  • 승인 2018.04.02 0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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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최근 대기업들의 정기주주총회가 줄을 이은 가운데 오너 일가들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등기이사와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이 같은 대기업 오너들의 등기임원 사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들이 책임경영을 비켜가고, 그에 대한 책임 또한 지지 않기 위한 것으로 선택한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SPC삼립 허영인 회장 부자,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 담철곤·이화경 오리온 회장 부부 등이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네이버를 준(準)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면서 그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4.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이 창업자가 대주주 가운데 유일한 사내이사인 점을 들어 총수(동일인)로 지정했다. 공정위는 오는 5월 이 창업자를 총수로 재지정할지 법률 검토를 진행 중에 있다. 식품업계의 김흥국 하림그룹 회장도 지난달 27일 하림식품 대표·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하림그룹은 지난해 7월부터 일감몰아주기, 담합, 거래상 지위남용 등과 관련해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다. 특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후엔 현장조사만 무려 7번을 받았다. 공정위는 김 회장이 6년 전 아들 김준영씨에게 비상장 계열사 올품의 지분을 넘겨주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올품은 하림그룹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회사다. 800억대 횡령혐의를 받고 있는 전인장 회장은 삼양식품 대표에서 물러났다. 이와는 별개로 오래전 오리온의  담철곤, 이화경 회장 부부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은 일찌감치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한 바 있다. 특히,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미등기 이사 상태에서 그룹의 주요 경영사안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점은 '책임경영 회피'의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SPC삼립 주총에서는 허영인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 부사장과 차남 허희수 부사장이 등기이사직에서 사퇴했다. SPC삼립은 SPC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SPC그룹 계열사 총 25곳 가운데 상장한 곳은 SPC삼립 1곳 뿐이다. SPC그룹은 지난해 5300여명의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고용 문제가 불거지면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유통업계 중 첫 타깃이 됐다. 이 문제는 7개월 만에 봉합됐으나 개별 노사 문제를 민주당, 정의당 등이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도 지난달 22일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사퇴했다. 이 부회장 역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문제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게 재계의 전언이다. 그는 지난해 운전기사에게 폭언을 하고 폭행하는 등 이른바 '운전기사 갑질' 논란으로 벌금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 같은 오너 일가들의 대표와 등기이사 직에서 물러나 원격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은 본인들이 져야할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대다수 재계의 우려다. 또한 이번 문재인 정부의 정책으로 횡령·배임, 일감몰아주기 등에 대한 강력한 제재로  대기업들을 압박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소나기는 피하고 볼 일 이라는 이들 대기업 오너들의 속내가 그대로 표출 된 것으로 재계는 풀이하기도 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 같은 오너 경영인의 등기이사와 '대표이사'직 사퇴 행진에 책임 경영의 후퇴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기도 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무릇 대기업 오너들의 권한과 책임에 더해 관리는 모두 균형을 이루어져야 사업이 번창 한다는 데 많은 이들은 이견을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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