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KB금융그룹이 검찰의 연일 계속되는 채용비리 관련 수사에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인사팀장에 이어 그의 직속상관인 임원이 구속되면서 채용비리 의혹에 직접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사면초가에 몰린 형국이다. 이 같은 상황속에 윤 회장이 자사주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관련업계에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윤 회장은 지난달 30일 KB금융 주식 1천주를 매수했다. 평균 매입 단가는 5만9900원이었다. 이에 따라 윤 회장이 보유한 KB금융 주식은 총 1만6000주로 증가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통상 최고경영자(CEO)의 자사주 매입은 책임경영 의지를 다지는 것으로 해석한다. 이와 관련 윤 회장도 회장 선임 직후와 연임을 앞두고 집중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왔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KB금융 회장에 첫 선임된 이래 현재까지 총 8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매입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회장으로 선임된 직후인 지난 2014년 11월 25일 5300주를 매입했고, 이듬해 7월 10일 4700주를 사들였다. 연임 절차를 앞둔 지난해 8월 16일과 8월 31일, 9월 4일, 9월 11일 연이어 매입하며 총 4000주를 끌어 모았다. 뿐만 아니라 올해 윤 회장이 친인척 특혜 채용으로 논란 중심에 선 상황에서도 자사주 매입은 계속되고 있다. 실제로 검찰이 본사를 압수수색한 직후인 지난 2월 13일에 추가로 1000주를 사들였고, 이번에는 윤 회장 자택 압수수색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추가 매수가 이뤄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윤 회장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최근 검찰이 속도를 내고 있는 ‘채용비리’ 관련 수사에 대해 자신이 있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윤종규 회장은 채용과정에 논란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말 열린 주주총회에서 윤 회장은 “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채용비리 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검찰의 조사에 성실히 응하면서 입장을 최대한 소명하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지난 4일 서울남부지법은 신입행원 채용에 관한 업무방해·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KB금융지주 인사 부문 상무 K씨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K씨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K씨는 KB국민은행 인사부장이던 지난 2015년 상반기, 신입행원 채용과정에 개입해 고의로 남녀 채용비율 기준을 조작, 서류평가 단계에서 110명의 남성 지원자를 더 선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6일 KB국민은행 인사팀장 O씨도 채용비리 관련 증거인멸 우려로 검찰에 구속됐다. 이번에 구속된 K씨는 O씨의 직속상사로 알려졌다. 검찰은 인사부장이던 K씨가 ‘윗선’의 지시에 따라 O씨와 함께 채용 비리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또한 금감원의 조사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헤 12월 채용비리 3건이 적발됐다. 이 가운데 윤 회장의 종손녀(친누나의 손녀)가 포함돼 있다. 검찰은 이를 포함해 채용비리 관련 수사를 전방위로 확대 중이다. 이처럼 윤 회장이 채용비리에 직접 연루된 탓에 검찰 수사 칼 끝이 결국 윤 회장을 향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짙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검찰의 수사 강도가 거세지면서 KB금융그룹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