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상장폐지’ 발언...SEC 고소에 주가 ‘휘청’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7일(현지시각) 뉴욕 남부 연방지법에 머스크를 사기 혐의로 제소했다. SEC 측은 머스크가 지난달 테슬라를 비공개 회사로 전환할 것이고 이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뒀다고 밝힌 것은 거짓말이며 주식시장을 오도했다고 제소 이유를 밝혔다. 또한 SEC는 머스크가 공개회사의 CEO로서 책무를 저버린 것으로 판단하고 사법당국에 경영권 박탈을 명령할 것을 요구했다.국내도 마찬가지 상황
미국에서 발생한 머스크 사태를 남의 나라 일로 치부할 수 많은 없다. 국내에서도 잊을만하면 이른바 ‘오너리스크’ 문제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땅콩회항의 뒤를 이어 물벼락 갑질이 사회의 큰 이슈가 됐다. 이로 인해 현재 한진그룹에 속해있는 기업(대한항공, 진에어, 한진그룹)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한 번의 물벼락이 약 7500억의 손해로 이어졌다는 보도가 전해지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호식이두마리치킨, 미스터피자, 남양 등도 오너리스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기업들이다. 이 가운데 회사 주가에 영향을 미친 대표 사례는 SK그룹이다. 과거 SK그룹 최태원 회장은 내연녀와 혼외자의 존재를 밝히는 편지를 공개했는데, 이 편지를 공개하면서 기존의 부인과는 이혼하고 내연녀와 재혼하겠다는 의미가 시장에서 확산됐다. 이에 따라 SK그룹의 이미지는 추락했고, SK와 SK텔레콤의 주가는 당일 25만4000원에서 25만500원으로, SK텔레콤은 23만원에서 21만5000원으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1964에서 1966으로 상승했다.‘오너리스크’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
일각에서는 오너리스크가 반드시 회사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가는 그룹의 지배구조보다 금리변동과 주식 수급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오너리스크가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주지만 결국 원래의 가치를 회복하고 시장에서 잊혀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부연하면, 오너리스크 발생 당시 단기적으로는 회사의 주가가 영향을 받는 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지만 그 영향이 장기적으로 가는 것은 회사의 위치와 특성에 따라 분류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이에 대한 기준을 대체제의 유무로 보고 있다. 오너리스크가 발생한 기업 말고도 충분히 대체 가능한 기업이 존재한다면 시장 점유율은 경쟁기업으로 뺏기게 될 것이고 한번 이동한 소비자들은 그 특별한 이벤트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이동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체제가 없을 경우에는 단기적으로 불매운동 등을 통해 등을 돌리기도 하지만 이내 곧 제자리로 돌아오는 게 일반적 현상이었다. 특히, 제약 업종의 경우 이같은 상황이 뚜렷하다. 종근당이나 대웅제약의 경우 오너리스크가 있었지만 큰 피해를 입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회복하는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점차 '사회적 책임' 강조하는 분위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시 전문가들은 오너 리스크가 기업 주가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까지는 아니어도 상승 동력을 일부 방해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최근에는 기업의 재무적인 요소뿐 아니라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끼치는 비재무적 요소까지 고려한 사회책임투자(SRI)가 각광받는 추세여서 오너 리스크를 가볍게 넘길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자본시장의 역사가 깊은 미국과 유럽의 경우 SRI 규모는 시가총액의 20%를 웃돈다. 한국은 이 비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자본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는 국내 주요 연기금들도 사회책임투자 강화에 점차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오너가 반복적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기업은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투자 결정시 기업의 윤리적인 부분까지 살피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