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 전망치의 조정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고 전망을 하고 나서 그 수정전망을 한 흐름, 성장과 물가의 기조적 흐름이 종전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낫는지, 아니면 대체로 부합하는지에 대한 평가가 중요하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같이 밝히며 이르면 이달에라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은은 오는 1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총재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물가목표수준에 점차 근접해나간다는 판단이 선다면 금융안정도 비중있게 고려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은 정부의 부동산발 금리인상 압력에도 불구하고 성장률과 물가, 고용 등 기존 한은이 전망한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조정할 수밖에 없는 10월에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을 뒤집는 것이다.
실제로 이 총재는 7월 한은 전망치의 하향조정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는 “각 경제통계의 실적치로 미뤄볼 때 성장과 물가에 관한 종전 전망치가 다소 하향조정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총재는 집값 상승이 한은의 오랜 저금리 정책에 있다는 정부와 여당 인사들의 비판에 대해서도 사실상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주택가격 상승에는 저금리 등 완화적인 금융여건도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최근 서울 등 일부지역에서 단기간에 오른 것은 주택수급 불균형, 개발계획발표 이후의 주택가격 상승기대 심리 확산 등 여러 요인이 같이 작용했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이어 “어느 요인이 주택가격 상승의 주된 요인이냐는 논쟁은 현재로써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정책 당국자들이 협력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정부의 압력에 굴복해 금리를 결정한다는 인상을 지우려는 모습도 보였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조정여부라든가 그 시기는 곧 나올 경제전망, 그리고 그 시점에서의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의 정도, 금융안정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통위 본연의 멘데이트(mandate·권한)에 충실해 합리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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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의 12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에 내외금리차 확대에 대한 경계심도 커진 모습이다.
이 총재는 “한미 금리격차가 확대될수록 자본유출 압력이 높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내외금리차 확대도 자본유출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을 늘 유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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