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국내 10대 그룹 계열 상장사가 보유한 현금이 일 년 사이 12조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그만큼 현금을 쌓아놓기만 하고 투자에 소극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상위 10대 그룹 계열 94개 상장사의 연결 기준 현금흐름을 조사한 결과, 올해 6월말 기준 현금 보유액은 118조5640억원으로 전년 동기 106조7490억원 대비 11조8150억원(11.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기업들이 곳간에 현금을 쌓아 놓기만 하고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반증인 셈이다. 이에 따라 통계청의 가계소득동향 통계가 ‘분배악화’, 고용동향 통계가 ‘고용참사’로 나타났다는 게 중론이다.
하지만 청와대는 소득주도 성장정책 효과는 다소간 시간이 소요되므로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부터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통계청의 8월 경기동향 지수가 99.4로 계속 내리막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또 8월 산업동향에서는 설비투자가 전월에 비해 1.4% 줄고 건설투자 1.3%, 기계류 투자도 3.8%나 감소했다.
반도체 설비투자가 끝나고 부동산 규제에다 토목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등이 겹쳐 설비투자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일부 기업들, 수익성도 악화일로
또한 이들 기업들이 영업활동에서 창출된 현금은 57조2560억 원에서 65조1340억 원으로 13.8%(7조8880억 원) 늘어나는 데 불과해 영업이익률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롯데와 현대중공업 등 일부 그룹은 같은 기간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흐름이 크게 줄어 현금흐름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분석이다.
롯데그룹의 경우 올해 상반기 영업을 통해 창출한 현금이 8030억원으로 전년 동기 2조3960억원 대비 66.5%나 급감했고, 현대중공업그룹은 6150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360억원 대비 50.3% 줄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10대 그룹의 영업이익에서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작년 상반기 92.0%에서 올해 상반기 90.4%로 1.6%포인트 낮아졌다”며 “이는 기업활동의 역동성과 수익성이 다소 나빠졌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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