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10월 국내 증시는 싸늘하다 못해 춥고 잔인한 한 달이었다. 주가가 반토막 나는 기업들이 수두룩했으며, 일부 기업들은 시가총액이 장부가에도 미치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의 한숨이 짙어지고 있다.
중국 소비재 수출 기업 중심으로 ‘곡소리’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하락률 상위 30곳 가운데 11곳은 중국 소비주가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경기 둔화, 미국 금리인상 등 연이은 악재에다 미중 무역전쟁까지 재점화하면서 그동안의 낙폭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달 폭락장 속에서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주가 낙폭이 두드러졌다. 이날 종가 기준 아모레퍼시픽은 이달 들어 주가가 42.3% 급락했다. 한 달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난 셈이다.
아모레퍼시픽 뿐 아니라 나머지 중국 소비주도 일제히 유탄을 맞았다. 실제로 코스피 시장에서 이달 1일부터 이날 종가까지 주가 하락률 상위 30개 종목 가운데 11곳이 중국 소비주가 차지했다.
이 기간 형지엘리트(-46.19%), 토니모리(-44.19%), 코스맥스비티아이(-43.25%), 제이준코스메틱(-42.71%), 잇츠한불(-41.29%), 에이블씨엔씨(-41.16%), 애경산업(-40.30%) 등은 주가가 나란히 40% 이상 추락했다.
이들 종목은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13.9%)을 3~4배 크게 웃돌았다. 문제는 중국 경기는 내리막으로 걷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어 약세장에서 중국 소비주의 반등 요인을 찾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 매크로 환경에 대한 우려감이 확대되면서 중국 소비주에 대한 향후 전망도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4분기까지 중국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개별 기업의 차별적인 고성장을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피 10곳 중 7곳, 장부가에도 못미쳐...
국내 주식시장 부진에 코스피 상장사 10곳 가운데 무려 7곳이 장부가에도 못 미치는 시가총액을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가 12월 결산법인 625개사(우선주 제외)의 지난해 말 현재 연결기준 자본총계와 올해 10월 31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68%에 달하는 425개사는 시총이 자본총계보다 적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 미만인 기업으로 집계됐다.
자본총계는 총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순자산으로, 기업의 장부상 가치를 의미한다. 이는 그만큼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지 못한 종목들이 많다는 얘기다.
조사 대상 기업의 전체 시총은 1248조6733억원이고 전체 자본총계는 1521조5189억 원이어서 PBR는 0.82배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 PBR은 0.99배였다.
종목별로는 서연의 PBR가 0.08배로 가장 낮았다. 그 뒤를 한일시멘트(0.1배), 두산건설(0.11배), 세아제강(0.12배) 순으로 이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2월부터 국내 증시가 조정을 받아온 데다, 10월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마저 무너지면서 시총이 큰 폭으로 줄어든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