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진단] “우려가 현실로”...추락하는 증시에 먹구름 드리운 VC업계
[긴급진단] “우려가 현실로”...추락하는 증시에 먹구름 드리운 VC업계
  • 윤인주 기자
  • 승인 2018.11.13 1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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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올해 상반기 까지만 해도 IPO(기업공개)를 활발하게 진행했던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먹구름이 드리우는 모습이다. 최근 기대를 모았던 아주IB투자(이하 아주IB) 공모가가 희망공모가 하단에서 결정되면서 IPO(기업공개)를 진행 중인 VC 업체들이 상장시기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연말 IPO 공모를 준비 중인 KTB네트워크와 미래에셋벤처투자, 네오플러스 등 VC 기업들은 불안한 증시로 인해 기업가치가 낮게 되는 상황에서 상장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판단과 함께 상장시기를 내년으로 미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상반기까지는 ‘맑음’이었다

증시가 호황을 누리던 올 상반기에는 VC 업체가 시장의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린드먼아시아와 SV인베스트먼트 등은 희망공모가 상단을 초과해 결정됐다. 뿐만 아니라 이들 기업은 기업가치는 PER(주가수익비율) 32~36배를 기준으로 매겨졌다. 그 결과 SV인베스트먼트 현 주가는 공모가보다 51%, 린드먼아시아는 21% 하락했다. 하지만 하반기 상장에 나선 VC 업체는 증시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아주IB는 PER 22.5배, 나우아이비캐피탈은 26.5배를 기준으로 희망공모가를 내놓았지만 두 회사 모두 희망공모가 아래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하반기는 처참...맏형 격 아주IB, 희망공모가 ‘쇼크’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VC기업인 아주IB는 최근 희망공모가 밴드인 2000~2400원을 크게 밑도는 1500원으로 공모가가 확정됐다. 아주IB 공모가 산정에 사용한 PER는 2016년 이후 상장한 VC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제로 아주IB는 지난 6~7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50대 1을 대폭 하회하는 경쟁률에 머물렀다. 아울러 참여 기관 수는 500곳 이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상당 수가 공모가 밴드를 밑도는 가격으로 매수 주문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주IB 공모가는 연환산 순이익 216억원을 기준으로 PER 8.2배 수준에 불과해 앞으로 공모를 진행할 VC들이 공모가 기대치를 대폭 낮춰야 하는 상황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VC의 주요 사업이 코스닥 기업이나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증시가 불안해지면 통상적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업가치도 낮아지고 VC에 투자할 기관투자자를 찾기도 어렵다”면서 “상장예정인 VC 기업들이 아주IB보다 좋은 평가를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말 IPO 진행한다는 VC 기업들...내년으로 연장(?)

현재 KTB네트워크와 미래에셋벤처투자, 네오플럭스 등은 한국거래소로부터 상장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이들 기업들은 VC 중에서도 가장 대형사로 주목받던 아주IB가 수요예측에 참패하면서 머릿속이 복잡해지고 있다.
수요예측 등 공모를 모두 예정대로 진행한다 해도 아주IB보다 나은 결과를 얻긴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의견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10월 이후 유통 주식들의 가격이 워낙 많이 빠지면서 굳이 IPO 공모주 매입으로 수익을 기대할 필요가 있겠냐는 인식이 크다”며 “매력을 갖춘 공모주에 매수주문은 넣을 가능성이 있지만 높은 가격을 제시할 기대감을 갖기 쉽지않다”고 진단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11월을 지나 연말로 향할수록 남은 VC의 IPO 흥행 가능성은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 이들 기업들이 공모 일정 자체를 내년으로 연기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는 거래소 심사 통과 시 6개월 안에만 상장을 완료하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무리한 공모 강행보다 올해보다는 나을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에 재추진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IB업계 관계자는 “KTB네트워크, 미래에셋벤처투자, 네오플럭스 등 후발 VC 주자들도 공모에서 참패해 딜이 깨지거나 연기하는 경우가 계속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IPO를 계획하고 있는 VC들도 상장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B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스톤브릿지벤처스 등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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