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식품업계에 부는 웰빙 열풍으로 인해 국내 라면시장의 경쟁이 치열하다. 라면업계의 선두 주자인 농심의 시장 지배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는 가운데 바로 뒤를 쫓는 오뚜기의 성장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3분기 말 기준 점유율...오뚜기↑ 농심↓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기준 오뚜기의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은 5년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26.2%까지 올랐다. 국민 4명 중 1명은 오뚜기 라면을 먹는 셈이다.
반면 농심은 지난 5년간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라면시장 지배력을 잃는 모습은 여전하다. 3분기 말 시장점유율은 55.1%로, 지난해 56.2%에 비해 1.1%포인트 감소했다.
오뚜기, 점유율 상승에 실적 ‘날다’
오뚜기는 이 같은 라면시장 점유율 상승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실적도 날개를 달았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3분기 매출액은 5796억원으로 전년 동기 기록한 5643억원 대비 3% 증가했다. 전체 매출의 32%를 차지하는 면류 매출이 전년 대비 8% 성장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뚜기는 3분기에도 면류 매출 성장세가 견조하다”면서 “가격 인상 없이도 에누리가 축소되고 물량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시장지배력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라면을 제조해 납품하는 계열사 오뚜기라면의 매출과 순이익도 빠르게 늘었다. 오뚜기라면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4785억원, 누적 순이익은 183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 14% 증가했다.
이에 대해 오뚜기 관계자는 “2분기 진짜쫄면, 3분기 쇠고기미역국라면 등 올해 출시된 신제품들의 판매고가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1위 농심, 실적 부진에 악재까지
반면 선두주자인 농심은 라면시장 점유율 하락과 함께 실적도 부진한 모습이다. 올해 3분기 농심 라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이는 지난 2분기에 연이은 마이너스 성장이다.
오뚜기의 경우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라면 부문이 전체 매출의 3분의 1가량에 불과하지만 농심은 연매출의 60%를 차지한다. 때문에 농심의 라면시장에 대한 지속적인 점유율 하락은 전체 매출에 직격탄이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농심의 3분기 연결 매출은 5660억원, 영업이익은 2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 31% 급감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농심은 국내 라면 판매량이 4.5% 감소하고, 원부재료가격이 상승하면서 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최근 일본 전범기업인 아지노모토사와 경기도 평택에 조미료스프 공장을 설립해 공동사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농심의 향후 움직임에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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