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야당, 강력 반발
개정안 주요 내용은?
재계·야당, 강력 반발
이번 정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은 현재 203곳에서 440여 곳으로 늘어나게 된다는 게 공정위의 분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에 계열사 내부 거래를 줄이거나 외부 거래를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지분 매각을 통해 총수 일가 지분율을 20% 미만으로 낮추거나 해당 사업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 총수 지분을 낮추면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경영권 공격을 받을 수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은 경영권을 더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 상법 개정안은 소수 주주들이 이사 선임 때 특정인에게 몰표를 줄 수 있는 집중투표제를 법으로 의무화하고, 감사위원 선출 시 대주주 의결권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30대 기업의 경우 이 상법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7곳의 이사진 절반이 투기자본에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뿐만 아니라 외국계 투기자본이 연합하면 30개 기업 가운데 19개 기업의 감사위원을 독점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기업에 대한 관계 당국의 각종 조사, 기업경영권 방어부담, 사회복지비 부담이 한꺼번에 가중되면서 경제심리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무차별 ‘기업 때리기’ 악용 소지도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자칫 '기업 때리기'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개정안은 담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현재는 둘 이상의 사업자가 합의를 하고, 합의 내용에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가 있어야 담합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정부 개정안은 사업자가 정보를 교환하는 행위 자체를 담합의 한 유형으로 본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암묵적으로 이뤄지는 담합 행위를 근절하겠다는 목적이지만, 담합 요건을 지나치게 확대해 기업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는 담합 행위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 검찰이 수사할 수 있다. 하지만 개정안은 중대 담합 행위에 대해 검찰이 독자적으로 수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시민단체나 경쟁 업체 등이 악의를 갖고 고발을 하면, 해당 기업은 꼼짝없이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며 “특정 기업을 옥죄기 위한 목적으로 악용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