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지난 1일 0시를 기점으로 5G 전파를 발사하면서 본격적인 5G 시대를 열었다.
이에 따라 통신3사의 행보도 분주하게 이어졌다. 통신3사는 B2B(기대 대 기업)에서 시작해 B2C(기업 대 소비자)로 이어지는 원만한 5G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각오다.
SK텔레콤, 뉴 ICT 시대 개막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SK텔레콤의 5G 전파는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서울, 경기도 성남·안산·화성·시흥, 6대 광역시, 제주도 서귀포시, 울릉도·독도(울릉군) 등 전국 13개 시·군 주요 지역으로 퍼졌다.
같은 시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네트워크 관리센터’에서 5G 출발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서성원 MNO사업부장, 강종렬 ICT인프라센터장, 박진효 ICT기술원장, 유영상 코퍼레이트 센터장 등 임직원 100여명을 비롯해 명화공업 이경윤 이사, SKT대교대리점 권순택 대표, 구축협력사 ㈜지엔에스기술 문창수 대표이사 등 외부 관계자가 참석했다.
박정호 사장은 “5G에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며, “SK텔레콤은 CDMA 디지털 이동전화부터 LTE까지 모바일 신세계를 이끌어 온 ICT리더로서, 소명감을 갖고 5G가 불러올 새로운 미래를 여는 선구자가 되자”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5년 5G 기술 공동 개발을 위한 ‘5G글로벌 혁신센터’를 오픈한 데 이어 이달 초 중소 단말제조업체에 고가 테스트 장비를 지원하는 ‘5G디바이스 테스트 랩’을 분당에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5G, AI 생태계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는 모빌리티 영역에서는 자율주행차가 5G로 시동을 걸었다. SK텔레콤 5G자율주행차는 경기 화성 자율주행실증도시 ‘K-City’와 시흥 일반도로에서 테스트 운행을 시작했다. 차량은 5G로 1초에 수십 번씩 관제센터, 신호등과 주변 정보를 주고 받았다.
아현지사 화재로 어려움 처한 KT...“쇄신의 마음으로”
최근 아현지사 화재로 어려움에 처한 KT는 쇄신의 마음을 담아 역사적인 5G 전파 송출에 나섰다. KT 5G 첫 가입자를 로봇으로 정할 정도로, 5G 전략에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실제로 KT는 5G 전파 송출과 함께 잠실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KT 5G 1호 가입자가 탄생했다고 밝힌 가운데, 그 주인공이 인공지능 로봇 로타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KT는 단순한 이동통신 세대의 교체가 아닌 생활과 산업 전반을 혁신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KT는 이번 1호 머신(Machine) 가입자를 시작으로 하여 2호, 3호의 머신 및 B2B 파일럿 가입자로 새로운 영역을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앞서 KT는 지난 1일 과천 네트워크관제센터에서 황창규 회장, 네트워크부문장 오성목 사장, Customer&Media부문장 구현모 사장, 경영기획부문장 김인회 사장,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이동면 사장, 마케팅부문장 이필재 부사장, 융합기술원장 전홍범 부사장을 비롯한 KT 주요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5G 상용 전파 첫 송출을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황창규 회장은 “지난달까지 5G 인프라 구축의 1단계로 수도권과 전국 6대 광역시의 주요 인파 밀집 지역을 비롯해 제주도, 울릉도, 독도를 포함한 도서 지역까지 커버하는 5G 상용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1일 자정(0시)을 기점으로 3.5GHz 100MHz 대역의 5G 전파 송출을 통해 5G 상용망을 개통했다.
KT는 전국 5G 네트워크를 구축함에 있어, 풀 메시(Full Mesh) 구조의 IP 백본망과 CUPS(Control & User Plane Separation) 구조 5G 코어 장비 기반의 에지(Edge) 통신센터 구축을 통해 차별화된 초저지연 5G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또한 요금제도 윤곽이 나왔다. 5G 서비스에서 처음 선보이는 5G MHS(Mobile Hot Spot) 단말은 전용 요금제인 49,500원/10GB 상품으로 가입이 가능하며, 1호 가입자인 ‘로타’에게도 해당 요금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5G 시동
LG유플러스도 5G 시동을 걸었다. 하현회 부회장은 1일 자정 서울 마곡 사옥에서 주요 경영진들과 세계 최초 5G 전파 송출 행사에 참석해, 첫 5G 전파 발사 점등식, 깃발 꽂기 세레머니 등을 통해 새로운 5G 시대 선도를 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전기술원에서 서울 마곡 사옥에 5G망을 이용한 ‘화상통화’를 걸어, 상용 네트워크 서비스의 안정성도 확인했다. 시연에는 하 부회장이 직접 나섰다.
‘화상통화’는 대전에서 5G 라우터(삼성 5G 모바일 핫스팟)가 연결된 노트북PC로 5G 영상 데이터를 서울 마곡 사옥에 전송, 서로의 화면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LG유플러스의 5G 기지국은 현재 4100여 곳으로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지역을 구축한 상태다.
LG유플러스는 이달 말까지 5G 기지국 7000개 이상을 구축할 예정이며, 내년 3월 단말(스마트폰)이 출시되는 시점에 맞춰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과 일부 광역시를 비롯 약 85개 도시로 5G 커버리지를 넓혀나갈 계획이다.
하현회 부회장은 “그동안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위해 불철주야 고생해준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 드린다”며 “내년 3월 본격적인 단말기가 출시 될 때까지 5G 커버리지 확대에 주력하고 네트워크 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말했다.
5G 시대, 무엇이 달라지나
5G의 전송 속도는 LTE의 최대 20배인 20Gbps에 이른다. 4세대(LTE)에는 2GB 영화를 다운로드하는데 16초가 걸린다면 5G에서는 단 0.8초 만에 받을 수 있다.
4G에서도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 접속은 물론 게임, 동영상 시청 등을 할 수 있다. 영화 한편에 16초 다운로드 속도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
굳이 내려받지 않고 실시간 스트리밍으로도 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현재 4G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시각도 있다. 5G가 그렇다면 왜 필요한 것일까.
5G는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로 압축된다. 지난 1G부터 4G까지 오면서 통신의 빠르기만 얘기했다면, 5G로 넘어가면서부터 빠르기는 이제 '당연'해졌다. '얼마나 지연 시간이 적냐, 얼마나 한꺼번에 많은 기기가 연결되느냐'도 관건인 셈이다.
5G는 한꺼번에 전송할 수 있는 데이터양도 100배 크다. 지연 속도는 1ms(0.001초)로 LTE 대비 100분의 1로 줄어든다. 1㎢ 이내에 사물인터넷과 스마트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양도 10만개에서 100만개로 늘어난다.
'초저지연'은 '통신 기기의 반응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시간'으로 받아들이면 쉽다.
단순히 네트워크 처리 용량이나 빠르기만 향상시키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기지국에서 서버를 거쳐 다시 단말기로 되돌아 오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자동차,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활성화할 수 있다.
고속도로에서 시간당 10km로 달리는 자율주행차를 예로 들면, LTE 응답 속도는 0.03~0.05초(30ms~50ms)다. 갑자기 튀어나온 차나 사람을 인지하고 멈추는데 0.81m~1.35m를 더 이동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이때 1미터 앞에 사람이 있다면 충돌은 불가피하다.
반면, 5G망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위험을 인지하고 멈추는데 지연 거리가 불과 2.7cm로 줄어든다. 발견-인지-반응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진다는 것이다. 원격진료와 원격제조도 초저지연 활용한 사례로 꼽힌다.
초광대역이 만든 미래상은 영화 '킹스맨'의 회의 장면을 떠올리면 된다. 현재 VR 영상이나 홀로그램은 녹화된 영상으로만 가능하지만 5G가 구현하는 초당 20Gbps 속도는 실시간 홀로그램, VR 게임 등을 누릴 수 있도록 것이다.
4G 시대가 인간 중심 네트워크였다면, 5G 시대에는 사람끼리의 통신은 더이상 이슈가 되지 않는다.
현재 1㎢ 이내에 사물인터넷과 스마트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양이 10만개라면 5G 시대에서는 10배인 100만개로 늘어난다. 5G 기술을 통해서 '초연결사회'가 구현된다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다양한 센서들은 연결하는 5G 통신망은 스마트시티를 만들고, 이곳 거주자들의 삶의 질은 향상될 전망이다. 날씨, 교통, 사고, 범죄 등 사람들이 필요한 정보들을 수백개의 센서들이 기록하고 반응해 알려준다.
또한 수집된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주차 문제나 교통체증, 에너지 절감 및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 대비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초연결사회에서 연결된 환경을 통해 필요할 때마다 온라인이나 모바일 통해 솝쉽게 이용하는 공유경제가 활성화되고, 지능형 교통시스템과 커넥티드카 기술로 자율 주행 시대도 도래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