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코넥스 시장에서 거래중인 바이오기업 안지오랩이 코스닥 이전상장을 준비 중인 가운데 최근 산업은행이 투자 원금 대비 3배의 수익을 내며 엑시트에 성공해 이목이 집중된다.
안지오랩은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신약 개발 기대감까지 상승해 주목받고 있다.
내년 코스닥 이전 상장 전망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안지오랩은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기술성평가를 통한 특례상장을 준비 중이다. 이르면 내년 코스닥 이전상장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1월 코넥스 시장에 진입한 안지오랩은 지난 7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10억원 규모다. 현재까지 상장되지 않은 RCPS(상환전환우선주)를 더할 경우 현재 주가 기준 기업가치는 500억원을 넘는다.
이와 관련 지난달 8일 산업은행은 12년 만에 안지오랩 지분 4만 8000주를 삼성증권에 장외매도했다. 주당 1만350원에 매각해 5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회수했다.
지난 2006년 12월 산업은행이 안지오랩 유상증자에 참여한 지 12년 만이다. 산업은행은 초기 기술 사업화 투자 기업으로 안지오랩을 선택해 2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주당 3000원에 주식 8만 3000주를 받았다.
지난 2016년 8월 안지오랩은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산업은행은 지난달 지분 매각 전까지 보통주 5%의 지분율을 가진 안지오랩의 주요 기관 투자자 가운데 한 곳이었다.
신약개발 성과 가시화 여부 등에 따라 공모 과정에서 밸류에이션 전략이 달라질 것이라는 게 IB업계의 관측이다.
안지오랩은 어떤 기업?
안지오랩은 지난 1999년 김민영 대표가 설립한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현재는 건강능식품 사업을 통해 매출이 주로 발생하고 있다. 혈관신생을 억제해 내장지방을 줄이는 건강기능식품 'Ob-X'가 주력제품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별인정형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은 건강기능식품으로, 체중감소뿐 아니라 내장지방 감소 효과가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해 홈쇼핑 등에서 '레몬밤 다이어트'로 인기를 끌며 판매량이 증가했다. 앞으로 판매 채널 확대, 해외시장 진출 등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안지오랩은 매출액 32억원, 영업이익 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액은 874% 급증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흑자전환한 5억원으로 집계됐다.
김민영 대표는 누구?
안지오랩을 이끌고 잇는 김 대표는 이화여대 약학대를 졸업하고 삼성제약 개발부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뒤 한일합섬의 생명공학연구소인 한효과학기술원에서 근무했다.
한효과학기술원에서 혈관신생 기술의 발전 가능성을 본 김 대표는 안지오랩을 창업해 혈관신생을 억제하는 후보 물질을 개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26년간 혈관신생을 연구한 국내 독보적인 혈관신생 전문가다. 혈관신생은 기존 혈관에서 새로운 잔핏줄(모세혈관)이 생기는 것으로 보통 상처가 치유될 때 또는 여성의 생리주기에 잠시 일어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혈관신생이 수년간 과다하게 일어나거나 비정상적으로 발생하면 암, 비만, 건선, 황반변성 등 여러 질환을 유발 할 수 있다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생겨나 암세포나 내장지방이 커지는 것을 막는 치료제가 혈관신생억제제”라며 “비정상적으로 생겨난 혈관신생을 크지 못하게 하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끊임없이 연구했다”고 말했다.
특히, 내장지방은 뇌혈관질환, 만성신부전, 대장암, 제2형 당뇨병,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문제인데 운동으로는 줄이기 어려운 지방이라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김 대표는 밝혔다.
현재 개발 중인 황변변성 치료제...임상2상 연내 돌입 계획
안지오랩은 현재 개발 중인 황반변성 치료제(McEye)의 임상2상을 연내 돌입할 계획이다. 또 삼출성 중이염 치료제 임상2상도 준비 중이다.
안지오랩은 미세혈관으로부터 새로운 모세혈관이 생기는 현상인 혈관신생 분야 전문 기술 회사다. 사람의 몸 안에서 암세포나 지방세포 등이 비정상적인 혈관신생을 통해 증식하며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데, 이를 억제할 수 있는 기술을 통해 다양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1999년 설립 이후 여러 국책과제를 수행하며 60여 건의 국내외 특허를 확보했다.
안지오랩이 개발 중인 황반변성 신약 후보물질은 성인 실명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당뇨병성 망막병증, 망막부종 등 안과질환 치료제다. 안구에 직접 주사를 놓는 치료제와 달리 입으로 먹는 약이라 위험성과 부작용이 적은 천연물 의약품이다.
이와 관련 전임상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실험했고, 천약물 신약이라 임상1상을 건너뛰고 임상2상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안지오랩은 복부비만 치료제(ALS-L1023), 치주질환 치료제(Periostation), 삼출성 중이염 치료제, 건선치료제, 항체치료제 등을 개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복부비만 치료제는 임상2상을 끝내고 임상3상을 위한 방안을 준비 중이다. 삼출성 중이염 치료제, 치주질환 치료제는 임상2상을 앞두고 있다.
안지오랩은 신약 상용화보다 기술개발 과정에서 임상 효과 입증을 통해 기술수출(라이센스아웃)을 추진하는 방식의 사업모델을 추구한다. 각 치료제 기술 개발 성과에 따라 2019~2020년부터 가시적인 기술이전 계약 체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안지오랩 관계자는 “현재 회사 매출이 건강기능식품에서만 나오고 있는데, 올해 판매량이 증가해 전년대비 5배 안팎의 매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개발 중인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