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20조↑ 중소기업 130조↓
[파이낸셜리뷰=서성일 기자] 지난 5년간 5대 시중은행을부터 받은 대출 규모가 중소기업은 급증한 반면, 대기업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기업 구조조정을 겪은 후 경기후퇴를 대비해 은행권이 대기업 대출을 줄이고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대기업 원화대출은 올해 9월 말 기준 72조9637억원으로 5년 전인 지난 2013년 말 기록한 92조3380억원 대비 19조3743억원 감소했다.
반면 중소기업 원화대출은 2013년 말 279조5212억원에서 올해 408조5274억원으로 5년간 129조61억원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진 이유는 지난 2014년 조선·해운 등 대기업 구조조정 이후 전반적 경기침체가 영향을 미친 것이란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신용경색을 우려한 은행권이 대기업대출을 줄인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기업 대출은 2013년 말부터 일시적으로 증가하다 2014년 6월 98조2215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또 다른 이유로는 은행권이 경기후퇴기를 대비하면서 대출 비중을 전략적으로 조절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과거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대기업대출 비중이 높았던 은행들은 도산하고, 중소기업 비중이 높았던 은행들은 살아남은 경험이 은행권에 각인돼 있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위기를 겪으며 소매금융, 개인, 리테일에 주안점을 두었던 은행들은 다 살아남았다”며 “경기후퇴기에는 대기업 포지션을 줄이고, 중소기업 포지션을 늘리는 것이 은행권의 일반적 경향”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저금리 기조로 인해 대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등 은행대출 이외의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일부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은행이 발행한 총 회사채 규모는 2013년 116조원에서 2017년 144조원으로 4년간 28조원 증가했다.
올 11월 기준 대기업대출 금리(신규취급)는 3.42%로 2013년부터 3.00% 이상 유지되고 있는 반면, 3년 회사채 금리는 2014년 3.00% 밑으로 하락한 이후 2016년 1.63%로 최저점을 찍고 현재 2.31%로 3.00%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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