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힘들었던 국내 완성차 업계”
“올 한 해 힘들었던 국내 완성차 업계”
  • 전민수 기자
  • 승인 2018.12.30 13: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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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전민수 기자] 올 한 해 국내 완성차 업계는 내수 경기 위축과 수입차 시장 급성장 등으로 힘겨웠던 나날을 보냈다. 국내 완성차 업계 대표주자인 현대차의 경우 중국과 미국시장에서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했다. 또 지배구조 개편 작업도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의 방해로 내년으로 미뤄지게 됐다. 한국GM의 경우도 미국 GM본사가 군산공장을 폐쇄하면서 국내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 10월부터는 연구개발 법인 분리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다행히 이달 들어 산업은행과 GM은 또 생산 법인과 연구·개발 법인이 10년 이상 지속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추가 연구·개발을 계속하기 위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한다고 합의하면서 철수설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출처=현대차그룹
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 엘리엇의 방해에 지배구조 개편 ‘좌초’

국내 완성차 업계의 맏형격인 현대차는 올 한해 내내 내우외환의 형국에 빠진 모습이었다. 이와 관련 지난 5월 현대차그룹의 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이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 주총을 불과 8일 남기고 백지화됐다. 결국 현대차그룹이 야심 차게 추진하던 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의 그룹 3세 승계 작업도 차질을 빚게 됐다. 미국계 헤지펀드는 엘리엇의 반대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분할합병 안을 보완·개선해 다시 추진키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3월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해 지배구조 개편 안을 마련했다. 현대모비스의 국내 A/S·모듈 사업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고 현대모비스를 지배회사로 하는 안이었다. 이 같은 안으로 최정 확정되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 구조가 해소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지배력은 커지게 된다. 현재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지분 23.2%를 보유하고 있으나, 현대모비스 지분은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엘리엇이 “분할 합병 비율이 합당치 않고 사업 논리도 부족하다”며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합병해 지주사 전환을 요구하면서 현대차의 지배구조안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특히 전 세계 의결권 자문시장의 60%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진 ISS의 반대 권고가 결정적이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향후 주주들의 의견을 수렴한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마련해 재추진하겠다”면서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한 주주 환원 정책도 가속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출처=현대차그룹
출처=현대차그룹

현대·기아차, 실적 악화에 몸살

엘리엇의 방해로 인한 지배구조 좌초와 함께 부진한 실적은 현대차그룹의 고민을 더욱 깊어하게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현대차는 3분기 매출 24조4337억원, 영업이익 28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무려 76% 급감했다. 기아차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11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의미가 있는 실적 개선은 아니다. 지난해 3분기에는 통상임금 1조원의 비용이 회계에 반영되면서 42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는 현대·기아차가 고전하는 것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현대·기아차는 세단 중심의 노후화된 판매차종 라인업을 제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심으로 바꾸지 못해 미국에서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중국에서도 사드 배치에 따른 반한감정으로 역시 판매실적이 악화됐다. 미래 성장동력이 되어야 할 신기술 개발에서도 현대차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순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를 합친 친환경차 판매 순위에서 현대차는 2만3456대로 전세계 20위에 간신히 이름을 올렸다. 올 초 미국의 기술평가업체 내비건트리서치가 발표한 자율주행차 기술 순위에서도 현대차는 최하위권인 15위에 그쳤다.
출처=파이낸셜리뷰DB
출처=파이낸셜리뷰DB

끊이지 않는 한국GM 철수설

한국GM은 올 한해 내내 한국 철수설에 시달렸다. 지난 2월 발표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가 철수설에 불을 지폈다. GM은 2013년 말 이후 유럽 사업 철수, 호주·인도네시아 공장 철수, 태국·러시아 생산 중단 또는 축소, 계열사 오펠 매각, 인도 내수시장 철수 등을 통해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GM의 철수설은 힘을 얻었다. GM은 지난 5월 2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접점을 찾는 듯 했다. 한국GM에 대한 총 투입 자금 71억5000만달러 가운데 GM은 64억달러(6조9000억원), 산업은행은 7억5000만달러(8000억원)를 각각 부담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한국GM의 판매량은 좀처럼 회복을 보이지 못했다. 최근에는 연구개발 법인 분리를 놓고 다시 한번 진통을 겪기도 했다. 노조의 반대로 약 5개월을 지속돼 온 한국GM의 연구·개발 법인 설립 문제는 이달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동의하면서 일단락됐다. 산업은행은 신설되는 법인을 GM의 글로벌 전략 신차 2종을 만드는 거점으로 삼고 10년간 유지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신설 법인은 이르면 내년 1월 출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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