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3일까지 공모 절차 마쳐야...사실상 무리
IPO 지연 이유는?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8월 13일 한국거래소의 상장승인을 받은 뒤 곧바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금융감독원 감리 대상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이후 공모 절차가 지연됐다. 금융감독원 감리에서는 지분 60%를 보유한 현대쉘베이스오일을 자회사로 파악해 실적의 100%를 연결실적에 반영한 점이 문제가 되면서 경징계 처분을 받았다. 감리로 인해 지연된 상장 일정은 지난해 4분기 국제유가가 약 30% 가까이 하락하면서 이번에는 업황의 영향을 받게 됐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해 배럴 당 70달러 선을 웃돌았지만 지난 7일 기준 배럴당 56.79달러 수준까지 내려왔다. 지난 4분기 국제유가 하락으로 정유업종이 재고평가손실을 반영하면서 주요 국내 정유사 역시 적자전환을 앞두고 있다. 유가가 하락할 경우 래깅효과(납사 투입과 제품 판매간 시차에 따른 영향)과 발생하면서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오일뱅크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업종 대부분의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낮아진 기업가치도 문제
당초 IB업계에서는 현대오일뱅크의 적정시가총액을 8조~10조원, 예상 공모금액은 1조~2조원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정유업종 업황 부진으로 동종업계 상장사인 에쓰오일의 주가가 지난 10월 고점 대비 32.7% 하락하는 등 현대오일뱅크가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재청구할 경우 밸류에이션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그룹 차원 고민도 깊어져
현대오일뱅크를 상장한 뒤 보유지분 91.13% 중 일부를 팔아 그룹 재무 개선에 나서려던 현대중공업지주도 고민이 깊어졌다. 현대중공업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대중공업지주의 연결 영업이익은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에 의존하고 있다. 안지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현대중공업그룹 내 계열사 간 상호 연대보증 채무는 지난해 9월말 기준 3조원으로 현대중공업지주 자기자본의 약 30%에 달해 재무적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할 이후 현대중공업 등 계열사 지분 취득 등 비경상적 자금 수요도 1조1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현대오일뱅크의 원활한 IPO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