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실적 내고도 ‘속앓이’ 하는 LG전자
역대 최고 실적 내고도 ‘속앓이’ 하는 LG전자
  • 윤인주 기자 전민수 기자
  • 승인 2019.02.1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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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파이낸셜리뷰DB
출처=파이낸셜리뷰DB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전민수 기자] 지난해 LG전자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고 규모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전사업의 영업이익률은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2배에 달할 정도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LG전자는 남몰래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사업이 LG전자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매출 2년 연속 60조원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회계 기준 LG전자 매출은 61조3417억원으로 전년 대비 0.1% 소폭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2조7033억원으로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 매출액은 2년 연속 60조원을 넘었으며, 영업이익도 역대 최대 기록을 돌파했다. 연간 1억대 이상 휴대폰을 판매했던 지난 2009년 2조6807억원을 기록한 이후 9년 만에 나온 신기록이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의 비중을 높여온 가전사업의 성과가 돋보였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와 TV를 맡고 있는 HE사업본부의 합산 영업이익은 3조원을 넘었다. 가전사업의 영업이익률은 8.6%로 경쟁업체인 삼성전자 가전사업 부문이 기록한 4.8%의 약 2배에 달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LG전자의 실적은 그야말로 ‘탄탄대로’이다.
LG전자 G8 이미지./출처=LG전자
LG전자 G8 이미지./출처=LG전자

서서히 기울던 스마트폰이 ‘발목’

하지만 스마트폰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4분기만 살펴보면 매출 1조7082억원, 영업손실이 무려 3223억원에 달했다. 연간으로 살펴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2017년 11조원 규모의 매출이 지난해는 8조원 아래로 곤두박질 쳤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7400억원에서 7900억원으로 더욱 악화됐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본부는 1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2016년 2.6%, 2017년 2.5%에서 지난해 3분기는 1.9%로 더 하락했다.

MC 사업부문, 2년 전만 해도 낙관적이었는데...

이같은 LG전자의 MC 부문 사업 실적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답답하다는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진행된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 현장에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체 스마트폰 사업을 어떻게 봐야하느냐”면서 “2년 전만 해도 고정비를 줄이면 수익성이 안정화될 것으로 봤는데 적자폭이 너무 커졌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MC사업본부의 적자 우려가 너무 크다”면서 “손익개선도 쉽지않아 보인다. 리스크 낮추는 전략변화가 무엇이냐”며 LG전자 측에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상당부분 사업구조 개선을 이뤘다며 회사 내부적으로는 제품력도 경쟁사와 동등한 수준까지 왔다고 본다고 자평했지만 스마트폰 사업 철수설이 나돌 정도로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말 새 사령탑 된 ‘권봉석 사장’ 입에 집중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LG전자 MC 사업부문 사령탑을 맡게 된 권봉석 사장의 입에 관련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LG전자 권봉석 사장./출처=LG전자
LG전자 권봉석 사장./출처=LG전자
권 사장은 오는 15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공유할 전망이다. MC사업본부장과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을 겸직하게 된 권 사장은 5G(5세대 이동통신) 전략과 제품 라인업 변화 등 세부적인 계획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1월 권 사장은 'CES 2019'에서 스마트폰 사업보단 TV 사업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일정은 MC사업본부 수장으로서 올해 사업계획을 밝히는 첫 자리인 셈이다. 특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브랜드 통합과 관련된 내용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프리미엄폰 브랜드 'G'와 'V'를 통합할 것이란 얘기는 지난해 초부터 꾸준히 흘러나왔다. 브랜드를 하나로 가져갈 경우 단일 브랜드에 플래그십 이미지를 강화하는 한편 개발비, 마케팅 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게 된다. LG전자는 지난해 상반기 G 시리즈, 하반기 V 시리즈 순서로 프리미엄폰을 출시해 왔다. 중저가폰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는 분위기 속에 권 사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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