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찾은 정부·여당·서울시
서울시發 야심차게 시작한 ‘제로페이’
결제 수수료 0%를 앞세운 간편결제 수단 제로페이는 지난해 12월 시범운영을 거쳐 지난 1월부터 전국 지역별 유동인구가 많고 소상공인 점포가 밀집한 시범상가 109곳에서 시행되고 있다. 중기부와 서울시는 그간 소비자와 가맹점이 제기해온 결제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가맹점에 비치된 포스(POS)의 연동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를 통해 CU, GS25, 이마트24, 미니스톱, 세븐일레븐, 씨스페이스 등 6개 편의점에서는 4월까지 제로페이를 일괄 가맹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제로페이 참여를 결정한 60여개 프랜차이즈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가맹등록을 추진해 결제 환경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서울시는 이달 하순부터 ‘모바일 티머니’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제로페이를 사용할 때 결제액의 1∼2%를 마일리지로 돌려준다고 밝혔다. 아울러 상반기 중 한강공원, 어린이대공원 등 390여개 서울 공공시설에서 제로페이 할인이 제공된다. 아파트 관리비, 전기요금, 지방세, 범칙금 등을 제로페이로 납부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앞서 지난 4일에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같이 도입 취지가 어느 정도 이뤄진 제도에 대해서는 축소 방안을 검토하는 등 비과세·감면제도 전반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며 신용카드 사용액 소득공제 축소 가능성을 취임 후 처음으로 공식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정부가 제로페이에 소득공제율 40%를 적용하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제로페이를 밀어주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제로페이 확산에 총력을 기울이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
이처럼 정부와 서울시 등이 제로페이 확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소상공인과 소비자에게 외면당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날 홍 장관과 박 시장 등이 찾은 신원시장의 한 상인은 “제로페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용자인데 이용자들이 제로페이 앱을 많이 안 깔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카카오페이는 많이 깔려 있다”면서 “카카오페이는 2만원 이상 결제하면 5000원을 주는데 제로페이도 이용자에게 뭔가를 준다고 하면 많이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시장 상인도 “소비자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며 “시장에서 상인들이 아무리 깔아봐야 물건을 사는 소비자들이 모르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시장 상인들의 이 같은 말은 다소 설득력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제로페이를 이용할 유인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신용카드는 기본적으로 외상거래인 데다 사용액의 1∼3% 정도를 포인트로 받기 때문에 굳이 제로페이를 쓸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