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리뷰] 인공지능 의사(醫師), 과연 맡길 수 있나
[4차리뷰] 인공지능 의사(醫師), 과연 맡길 수 있나
  • 채혜린 기자
  • 승인 2019.04.02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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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발달로 인공지능 의사 출현
정확한 진단과 치료법 제시로 충격
감정 없는 의사는 환자에게는 독(毒)
인공지능 의사가 인간 의사를 대체할 수 있을지 여부가 의학계의 숙제이다./사진출처=픽사베이
인공지능 의사가 인간 의사를 대체할 수 있을지 여부가 의학계의 숙제이다./사진출처=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채혜린 기자] 의사(醫師)라는 직업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꿈의 직업’으로 각광 받고 있다. 수능 상위 1%만 의대에 진학하는 등 의사는 그야말로 아무나 할 수 없는 직업이다. 더욱이 일반 대학보다 2년 긴 6년의 학부생활과 5년의 인턴과 레지던트 기간을 거쳐 석사와 박사 학위를 딴다. 10년이라는 인고의 세월을 견뎌야 의사 1명이 배출된다. 하지만 인공지능 의사는 단 5일이면 이 모든 것이 해소된다. 때문에 인공지능 의사가 우리의 생활에 들어오기까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
다만 과연 인공지능 의사에게 환자가 자신의 몸을 맡길 수 있느냐의 문제가 남아있다. 인간 의사와 인공지능 의사 중에 누구에게 자신의 몸을 맡길 것인가에 대한 인간의 고민이 이제 우리 앞에 다가왔다.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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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의사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인공지능 의사의 시장 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의학 분야 AI 시장이 연간 49.6% 성장률을 보이며 2025년 시장 규모는 18억 1천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미 국내 병원에서는 IBM이 개발한 치료법 추천 AI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도입했다. 이 인공지능 의사는 의료 정보 빅데이터를 통해 의사에게 성공률 높은 치료법을 제시한다. 인공지능 의사는 사람이 찾기 힘든 것도 찾아낸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창민 교수와 소프트웨어 회사 루닛 공동연구팀은 폐 결절뿐만 아니라 폐결핵, 기흉 등을 포함한 주요 흉부 4대 질환 모두를 찾을 수 있는 인공지능 보조진단 시스템을 완성했다고 1일 밝혔다. 흉부 4대 질환은 폐암, 폐결핵, 폐렴, 기흉 등으로 세계적으로 발병 빈도와 사망률이 높아 정확한 진단을 통한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박 교수팀은 이번 인공지능 시스템 개발을 위해, 4대 흉부질환 X선 영상자료가 포함 된 총 9만 8천621건의 흉부 X선 영상자료 결과를 이용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포함한 15명의 의사와 비교평가를 했는데 인공지능은 대부분의 판독의사보다 높은 진단 정확도를 보였으며, 의료진이 인공지능의 보조를 받으 경우 최대 9%p까지 판독능력이 향상됐다. 즉, 이제 인공지능 의사가 의사의 보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단순히 의사의 보조 역할에서 주도적인 역할로 옮겨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느냐 여부다. 박 교수는 “이번에 보완된 시스템은 발병 빈도와 중요도가 높은 흉부질환을 한 번에 확인 할 수 있어, 임상에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소위 인간 의사를 위협하는 인공지능 의사가 눈앞에 왔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까지는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바탕으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법을 제시하는 수준이다. 이런 이유로 인공지능 의사가 앞으로 인간 의사를 대체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불투명하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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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의사의 보조적 역할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인공지능 의사

의학 종사자들은 인공지능 의사가 인간 의사를 채체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내과 오송희·권순효 교수팀이 순천향대의대 교수와 전공의, 순천향대의대 동문, 의과대학생 등 총 6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559명(83.4%)이 ‘AI 는 의료분야에 유용하다’고 답했다. 그것은 고품질 임상 관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질병 진단에 있어 인공지능이 가장 유용하다는 응답자가 558명(83.4%)를 차지했다. 다만 취약점으로 196명(29.3%)이 ‘부적절한 정보에 의한 예기치 않은 상황 해결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237명(35.4%)는 인공지능이 직업적으로 인간 의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질문에 동의했다. 아직까지 인공지능 의사가 인간 의사를 대체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다. 구글에서 의료 AI를 연구하는 릴리 펭 프로덕트 매니저가 지난달 6일 열린 ‘AI 위드 구글 2019 코리아’에서 “AI가 의사를 완전히 대체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의사가 인간 의사를 대체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의학계에서는 부정확성과 감정 때문이다. 인공지능 의사가 지나간 데이터를 통해 진단을 하고 치료법을 제시하지만 사람에 따라 환경에 따라 진단과 치료법은 달라질 수도 있다. 따라서 사람에 따라 환경에 따라 정확도가 떨어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더욱이 희망의 끈을 놓치 않고 있는 말기암 환자에게 “당신은 내일이면 죽습니다”는 식의 정확한 진단과 그에 따른 치료법으로 “그냥 포기하세요”라고 제시를 한다면 그 말기암 환자에게는 그야말로 청천벽력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는 그런 인공지능 의사가 필요하다. 따라서 인간의 감정은 인간이 잘 알고 있기에 인간 의사를 인공지능 의사가 대체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의학계 관계자는 “인공지능 의사는 인간 의사의 보조적 역할에 그칠 것”이라고 인공지능 의사의 미래에 대해 예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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