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좋은 성적표는 아니다
경제지표가 결코 좋은 성적표는 아니다. 소득주도성장, 혁신경제, 공정경제 등을 내세웠지만 2017년 3.2%의 성장률은 2018년 2.7%, 올해는 2.0% 달성이 어렵게 됐다. 수출은 여전히 침체를 벗어나기 힘들게 됐다. 올해 1~10월 수출은 4천528억 8천9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5천51억 7천300만달러) 대비 10.4% 줄었다. 다만 이런 수출 감소가 단순히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때문이라는 분석에 대해서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왜냐하면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의 침체 현상이 발생한 것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하고 있기에 무조건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잘못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은 잘못된 지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투자 역시 지난 9월 설비투자는 1년전보다 1.6% 감소했다. 건설기성 역시 지난 9월 5.5% 감소했다. 내수가 침체되며 소비도 줄면서 지난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2% 줄었고2017년 12월 이후 21개월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다만 고용지표는 개선됐다. 올해 8월 임금근로자는 2천55만 9천명으로 지난해 8월보다 2.6%(51만 4천명) 늘었다. 하지만 정규직은 줄고 비정규직이 늘어났는데 통계청은 조사방식이 보다 정확해진 영향이라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결코 좋은 성적표는 아니라는 것이 경제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나쁘다’고 표현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이미 저성장 기조는 고착화됐기 때문에 단순히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때문이라는 비판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국민 여론은 차가워
그럼에도 국민 여론은 차갑다. 동아일보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 전국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했다.(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이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성장에 대해 63.2%가 ‘잘못했다’고 평가했다. ‘잘했다’고 평가한 응답은 32.8%에 그쳤다. ‘일자리 창출’ 분야가 잘못했다는 응답 60.1%였고, ‘국민통합’ 분야가 59.2%를 차지했다. 가장 잘못한 정책은 부동산 정책이 17.8%를 차지했고, 그 뒤를 최저임금 인상(17.6%), 주52시간 근무제 도입(11.8%)의 순이었다. 반면 잘했다는 응답은 복지확대(18.2%), 최저임금 인상(12.4%), 주52시간 근무제 도입(11.8%) 등의 순이었다.확장재정, 신산업 발굴
이제 정부는 새로운 반(半)을 뛰어야 하는 시점이다. 이에 내세운 것은 ‘확장재정’과 ‘신산업 발굴’이다. 정부는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43조 9천억원 증가한 513조 5천억원을 편성했다. 글로벌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확장재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도 우리 경제가 엄중한 상황이라면서 내년도 확장예산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또한 문 대통령은 신산업 발굴에 상당한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중점육성 산업을 선정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문 대통령은 최근 삼성디스플레이 신규 투자 및 상생협력 협약식, 미래차 국가비전 선포식, 인공지능 컨퍼런스 등을 잇달아 참석했다. 그것은 신산업 육성에 상당한 공을 들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광주형 일자리에 이어 구미형 일자리 등 새로운 산업 육성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공정경제를 강조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을 다시 한번 주분하는 등 공정경제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정치권 관계자는 “집권 후반기는 경제성장에 상당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 변수가 아직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북핵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