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가상·증강현실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고, 시장조사 기관인 가트너는 2019년 10대 전략기술 중 하나로 몰입기술(Immersive Technologies)을 선정해 향후 5년 내에 혼합현실 기술의 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주요국은 가상·증강현실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혼합현실 기술을 10대 미래 핵심전략 기술로 지정하여 투자해왔으며, 이제는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민간기업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기업의 가상·증강현실 특허출원은 세계 3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에 따르면 가상·증강현실 기술과 관련해 IP5 국가에 접수된 특허출원 중에서 한국 출원인의 비중이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출원인의 출원 건수는 연평균 약 30.4% 증가했으며, 누적 출원 건수도 전체의 약 14.1%를 차지해 미국(37.1%)과 일본(20.7%)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 출원인의 출원 중 약 58.2%는 외국이 아닌 한국 특허청에 출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국 특허청 출원 비중이 약 33% 수준인 유럽이나 일본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것으로, 우리 기업들이 가상·증강현실 기술 부문에서 해외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에 상대적으로 소홀하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그리고 출원인별로 살펴보면, 가상·증강현실과 관련해 한국 특허청에 접수된 출원 중에서 삼성전자가 약 25.6%, 엘지전자가 약 14.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엘지전자는 미국에서도 가상·증강현실 관련 기술의 특허출원 10대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임소진 박사는 “가상·증강현실 기술은 게임, 의료, 교육 등 여러 산업에 활용되면서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기술의 특허를 확보하려는 노력은 일부 대기업에 편중돼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기업이 해외 특허를 늘리고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콘텐츠와 디바이스 및 플랫폼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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