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이전 체제로 복귀
왕 부장의 이번 방한은 이달 하순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담 때문이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 이후 소원해진 한중관계의 회복을 위한 차원이라는 점에서 왕 위원의 방한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박근혜정부 당시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방어한다는 명분으로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했다. 그러자 중국은 사드는 자신들을 겨냥한 무기라면서 반대를 했고, 한한령이 발동됐다. 이로 인해 중국에 진출했던 우리 기업들이 철수를 해야 했고, 국내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영업했던 많은 영업장들이 문을 닫아야 했다. 그 이후 깨진 한중 관계를 복원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부던한 노력을 해왔지만 관계 회복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 왕 부장의 방한으로 한한령이 해제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사드 이전으로 관계가 회복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이다.조심스런 유통업계
유통업계는 우리나라로의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사실 면세점이 서울 시내를 비롯해 전국에 곳곳 세워졌는데 이들 상당수가 중국인 관광객들을 겨냥했다. 하지만 한한령의 발동으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면세점 사업은 빨간 불이 들어왔다. 두산그룹이 면세점 사업에서 철수를 한 것도, 최근 면세점 입찰이 낙찰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다시 국내로 유입된다면 면세점 사업은 활기를 띌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호텔이나 뷰티업계도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재계와 중국 재계가 5일 한 자리에서 만났다. 바로 ‘제2회 한중 기업인 및 전직 정부 고위인사 대화’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졌다. 정세균 한중기업인대화 위원장은 “왕 부장이 청와대를 방문하고 어제 열린 양국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완전한 한중관계 복원에 깊은 공감을 이룬 것으로 들었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쩡페이옌 중국국제경제교류센터 이사장(전 국무원 부총리)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에 대한 불만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문제는 미국
하지만 한한령이 해제되기 위해서는 ‘미국’이 가장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왕 부장이 방한한 이유도 우리 정부를 향해서 미국을 멀리하라는 권유를 하기 위한 것으로 정치권은 해석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중국으로서는 자국의 우군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를 방한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면 미국에 대항한 ‘한중 공동전선 구축’이라는 새로운 플랜을 짜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리나라가 방위비분담금 증액 등으로 인해 한미동맹이 균열을 가는 빈틈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한미동맹을 완전히 깰 수 없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조만간 방한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왕 부장이 방한했다면 곧 시진핑 주석이 우리나라를 방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