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데드라인은 없다
비건 대표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을 ‘연말’로 못 박은 것에 대해 데드라인은 없고 역사적인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의 약속한 사항을 실천하기 위한 목표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시 말하면 북한이 제시한 협상 시한에 따라가지 않고 미국의 시간대로 협상을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비건 대표는 “조만간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런 행동은 한반도 평화를 지속하는 데 도움이 안될 것이며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국에 선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에 대한 화답이다. 지난 3일 리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이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면서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도훈 본부장은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비건 대표는 외교와 대화를 통한 미국의 문제 해결 의지는 지금도 변화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북한 원하는 대답 얻기는 힘들어
이날 비건 대표가 북한에게 만나자고 했지만 외신들은 일제히 비건 대표가 북한과 회동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았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은 대화가 재개될지라도 미국이 내놓을 것은 없다고 주장한 북한의 최근 성명을 거론하며 북한이 비건 대표의 대화 요구에 응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비건 대표는 “데드라인은 없다” 혹은 “더 나은 길을 갈 수 있다”면서 기존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연말을 비핵화 협상의 데드라인으로 정했고,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적 의사를 접지 않는 한 비핵화 협상에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고 밝혔다. 즉, 북한은 先 대북제재 완화-後 비핵화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을 할 경우 잘 살게 해줄 것이라면서 先 비핵화-後 대북제재 완화를 주장했다. 이처럼 서로가 지향점이 다르면서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 분명한 상황에서 비건 대표가 “만나자”고 제안을 했다고 해도 과연 만남을 가질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더욱이 북한이 이미 ‘새로운 길’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만나자”고 한다고 해도 기존에서 새로운 무엇인가가 제시되지 않는다면 만남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다. 정치권 관계자는 “북한이나 미국 모두 태도 변화를 하지 않고 기존 입장만 고수한다면 만남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기에 만남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