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공개토론 하나 없는 농협 회장 선거, 기회의 공정성 훼손
[금융리뷰] 공개토론 하나 없는 농협 회장 선거, 기회의 공정성 훼손
  • 윤인주 기자
  • 승인 2020.01.14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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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4일 국회 정론관에서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농협조합장 정명회, 좋은농협만들기운동본부, 농어업정책포럼 등이 농협중앙회 회장 직선제 및 조합장 선거제도 개선 법안 국회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사진=파이낸셜리뷰 DB
지난해 12월 4일 국회 정론관에서 김현권 더불어민주당 의원, 농협조합장 정명회, 좋은농협만들기운동본부, 농어업정책포럼 등이 농협중앙회 회장 직선제 및 조합장 선거제도 개선 법안 국회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사진=파이낸셜리뷰 DB

[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농협중앙회 회장 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그 흔한 공개토론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깜깜이 선거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올해 예비후보자 제도를 처음 도입하면서 13명의 후보가 난립하고 있지만 230만 농민들은 어느 후보가 회장 선거에 출마를 했으며 어떤 정책과 비전 및 공약을 갖고 있는지 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투표권을 갖고 있는 대의원들조차 예비후보들의 면면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투표권을 갖고 있는 대의원들이 이번 선거를 앞두고 대거 물갈이 됐다. 이들 대의원들 상당수는 초재선이기 때문에 예비후보 면면을 제대로 알 수 있는 것은 예비후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보를 주지 않는 이상 사실상 불가능하다.

예비후보는 난립하지만 대의원들은 “누구?”

예비후보자로는 강성채 전남 순천 조합장, 강호동 경남 합천 율곡 조합장, 김병국 전 충북 서충주 조합장, 문병완 전남 보성 조합장, 여원구 경기 양평 양서조합장, 유남영 전북 정읍 조합장, 이성희 전 경기 성남 낙생 조합장, 이주선 충남 아산 송악 조합장, 이찬진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임명택 전 NH농협은행 언주로 지점장, 천호진 전국농협경매발전연구회 고문, 최덕규 전 경남 합천 가야 조합장, 홍성주 충북 제천 봉양 조합장(이상 가나다순)이다.

이들은 16~17일 정식 후보 등록을 거치게 된다. 정식 후보자로 등락호라면 3개 시도에 걸쳐 50명 이상 조합장 추천을 받아야 한다.

정식후보자 등록이 끝나게 되면 18일부터 선거일 전날인 30일까지 공식선거운동을 펼친다. 공식선거운동이라고 하면 전화, 문자메시지, 이메일, 명함, 선거공보 등을 말한다. 그리고 투표당일인 31일 후보자 소견 발표 기회가 주어진다.

즉, 공개적인 토론회조차 제대로 거치지 않고 대의원들은 아무런 정보도 없이 투표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전국 조합장 1천118명 중 대의원 292명이 참여하는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으면 당선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실시된다.

자격조건·공약 검증·기회 공정성 박탈

농협 회장 선거에서 공개토론을 갖지 않는다는 것은 대의원들에게 후보의 자격 조건, 공약 검증의 기회를 박탈하게 된다.

대의원들은 후보에 대한 면면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아는 사람’ 혹은 ‘어디 출신’ 혹은 ‘누구 통해’ 식의 묻지마 투표를 하게 된다.

이는 선거의 투명성을 해치는 것이다. 후보들의 면면을 제대로 파악해야 자신의 한표가 소중한 한표가 될 수 있는데 농협 회장 선거는 대의원들의 소중한 투표권을 훼손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한 공개토론을 갖지 않는 것은 군소 후보들에게는 기회를 박탈하는 처사이기도 하다. 군소후보들이 자신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바로 공개토론이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선거를 살펴보거나 우리나라 대선 등을 살펴보면 TV토론을 통해 군소 후보가 약진을 하거나 판세를 뒤집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공개토론은 군소후보들에게 기회를 주는 수단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공개토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기회의 공정성을 박탈하는 행위이다.

농협 관계자는 “치열한 선거전을 하면서 공개토론 한번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공개토론은 반드시 거쳐야 할 절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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