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경제 전망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중국 설인 춘제(春節) 대목은 사실상 물 건너 갔다. 이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우리돈으로 205조 2천240억원인 1조 2천억 위안을 시중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증시는 경자년(庚子年) 첫 거래일인 3일 ‘블랙먼데이로’ 장이 시작됐다. 이날 오전 9시 30분(현지시간) 상하이증권거래소와 선진증권거래소는 개장과 동시에 가격 제한폭인 10%까지 떨어지면서 거래가 정지됐다. 9% 이상 떨어진 종목은 3천200개 가량으로 그야말로 참담한 성적표였다. 전날까지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왔지만 현실은 참담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심리적 공황 상태가 하락을 주도한 것이다. 이는 중국 경제가 언제 정상화될지 기약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는 기존 전망보다 1.2%p 낮아진다고 전망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이 5.9~6%로 예상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4%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 정부는 영향이 일시적일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장기화 전망도 강하다. 롄웨이량(連維良)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은 3일 국무원 신문판공실 언론브리핑에서 코로나의 영향에 대해 “단계적이고 일시적이며 중국 경제의 장기적 발전이라는 기본 측면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이번 사태가 중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것은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은 이번 사태가 중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사스 때와는 경제적 충격이 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2003년에는 중국의 투자 성장 기여도가 7.0%p로 1년 전(3.6%p)보다 두배 가량 확대하면서 소비 위축을 상쇄했지만 최근 중국 경제의 상황은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소비 위축에 따른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해답은 경기부양책
결국 해답은 경기부양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 총재는 “세계 경기에 단기적 하방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면서 금융시장에 돈을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래리 후 맥쿼리 중국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 인하나 지급준비율 인하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핵심은 돈을 풀어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 역시 추가 감세나 기준금리 인하 등 다양한 부양책을 고민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이 현재 큰 적자를 안고 있기 때문에 확장적 재정 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즉, 부채와의 전쟁을 하지 않으면 중국 정부도 확장적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