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기로 마스크 공급 수요 따라가지 못해
마스크 사재기가 얼마나 극성인가 하면 마스크 생산이 끝났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도매상들이 공장 앞에 줄을 서 마스크를 대량으로 사가고 있다. 도매상들이 더 많은 마스크를 차지하기 위해 현금 10억원 이상을 그 자리에서 바로 주고 마스크 몇 만장을 사가기도 한다. 이들 도매상들은 국내에 물량을 푸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 팔려는 목적이 크다. 중국에서 우리나라 마스크의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용하면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인구가 워낙 많기 때문에 공급이 수요를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마스크는 부르는 것이 값이 되는 상황이다. 중국 도매상들이 이처럼 극성을 부리면서 마스크 품귀 현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에서는 대중교통에 한해 무료로 마스크를 나눠주고 있는데 일부 얌체족들에 의해 마스크가 동이 나고 있다. 서울지하철역이나 버스 등에서는 무료로 마스크를 나눠주고, 손세정제를 비치하고 있다. 하지만 마스크는 순식간에 동이 나고, 손세정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누군가 손세정제 자체를 갖고 간 것이다. 버스 운전사 김모씨(55)는 “한 사람 당 한 장씩 마스크를 갖고 가야 하는데 어떤 사람은 한번에 수십장씩 갖고 가는 경우가 있다”면서 일부 얌체족에 대한 비판을 했다. 그러다보니 마스크 품귀 현상은 더욱 빚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마스크 수요를 공급이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면서 빚어지는 촌극이다.강력한 칼 꺼내들고 있는 정부
정부는 마스크 사재기를 엄중 처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달 30일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의약외품 시장점검 및 대응관련 회의’를 열고 위생 관련 용품 매점매석을 금지하는 고시를 조만간 발표하기로 했다. 매점매석 행위를 금지하는 물가안정법에 마스크 등 의약외품 기준을 신설해 마스크 등 제품을 사재기할 때 최대 2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다. 불공정거래가 적발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2억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마스크 사재기 단속을 위한 120명의 합동점검반을 이미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지난 3일 서울 성내동의 보건용 마스크 제조업체인 웰킵스를 방문해 보건용 마스크 등의 가격과 수급동향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이야기를 했다. 홍 부총리는 “국민 개개인이 절실하게 필요한 마스크 등 안전용품에 대해 교란행위가 있어서는 절대로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역시 매점매석에 대한 단속에 나선다. 서울시는 자치구·소비자단체 등과 함께 약국·편의점·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마스크·손 소독제·손 세정제 가격 동향과 수급 상황을 점검한다. 경기도 역시 불량 마스크 제조 및 유통과 관련해서 집중수사를 벌인 계획이다.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은 불량 마스크의 제조ㆍ유통ㆍ판매로 인한 도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집중수사에 나선다.일반 면 마스크도 사용 가능
이런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보건용 마스크 대신 일반 면 마스크를 사용 가능해도 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보건용 마스크 제품에는 ‘KF80’, ‘KF94’, ‘KF99’ 등이 있다. ‘KF80’은 평균 0.6㎛ 크기의 미세입자를 80% 이상 차단해 황사·미세먼지 같은 입자성 유해물질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다. ‘KF94’, ‘KF99’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94%, 99% 이상 각각 막을 수 있다. 물론 보건용 마스크 제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차단하는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일반 면 마스크도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자체는 크기가 작지만 공기를 통해 감염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비말(침) 등을 매개로 전파하기 때문에 면 마스크만으로도 충분히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보건용 마스크 제품이라고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차단하는 용도로 사용한다면 빨아 써도 괜찮다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된 의견이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