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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격납건물에서 공극이 발견된 후 수년 동안 멈춰 있는 한빛 3·4호기의 발전손실금이 2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한빛 3·4호기가 가동 정지한 기간을 고려하여 산출한 것으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전손실금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해당 금액은 한빛 3·4호기가 이상 없이 정상 가동했을 때의 전력판매금액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수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빛 3·4호기의 정비 기간은 현재(2020년 10월 26일 기준) 각각 818.5일과 1,186.5일에 달한다.
이에 각 연도의 원전 평균가동률과 원자력 판매단가를 적용하여 계산할 경우, 두 발전소의 발전손실량과 발전손실금액은 각각 3,444만 MWh와 2조 562억 원이며, kWh당 1원씩 적용하는 지역자원시설세를 계산하면 총 344억 원에 이른다. 한빛 3·4호기의 공극 문제로 인해 한수원이 거둘 수 있었던 2조 원의 수입뿐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수백억 원의 예산 또한 사라진 것이다.
한수원은 “격납건물철판(CLP) 및 공극 점검·보수로 인해 증가한 계획예방정비 기간에 따른 예상발전량은 손실로 산출하지 않는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했지만, 당초 부실공사가 아니었다면 정상가동으로 충분히 전력을 공급할 수 있었기 때문에 부실공사로 인해 예상이익을 상실한 것이다.
다만 한수원은 한빛 3·4호기 공극문제에 대한 현대건설의 책임을 묻는 질문에 “직접적인 공극 발생 원인은 아니지만, 야간작업으로 인해 작업자 집중도가 떨어져 다짐 부족의 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며, 부실공사에 대해 건설사인 현대건설의 시공관리가 미흡했던 것으로 판단한다”고 답변함으로써 현대건설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지난 12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현대건설이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수원은 한빛 3·4호기의 공극 문제를 야기한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비용 책임의 문제를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지난 9월 한빛 3호기의 공극 보수를 완료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의원은 “부실공사로 인한 피해가 한수원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과 국민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비용 책임 문제를 매듭짓지 못한 상태에서 재가동은 안 되며, 현대건설도 이번 사건에 대해 분명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신고리 3호기에서도 격납건물 공극이 발견된 것은 부실공사가 다반사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전체 원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부실공사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한빛 3호기와 4호기에서는 각각 124개와 140개의 공극이 발견됐으며,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다수 공극의 원인이 야간 부실 공사 때문이라는 공식 조사 결과를 한빛원자력안전협의회에 보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