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리뷰] 플랫폼 사업, 혁신인가 약탈인가 기로에 놓여
[이코리뷰] 플랫폼 사업, 혁신인가 약탈인가 기로에 놓여
  • 이성민 기자
  • 승인 2021.09.14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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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이성민 기자] 플랫폼 사업이 글로벌적으로 혁신인지 약탈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에 빠졌다. 미국이나 유럽은 물론 중국에서도 빅테크 기업에 대한 대재적인 규제에 들어갔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라서 카카오에 대한 규제에 들어갔다. 이처럼 전세계적으로 플랫폼 사업에 대해 규제를 가하기 시작한 것은 플랫폼 사업이 ‘약탈경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플랫폼 기업들은 본인은 IT를 기반으로 한 혁신 기업이라고 주장했지만 정부나 민심은 혁신이 아닌 ‘약탈’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혁신과 약탈 사이에서 대체적인 규제 여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플랫폼 기업들의 성장

플랫폼 기업은 주로 모바일 앱이나 웹사이트, 프로그램 등을 통해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원하는 가치를 거래할 수 있도록 매개하는 기업으로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초반에는 무료 서비스를 시작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유료화를 한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시장의 독과점을 장악한 이후가 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카카오를 꼽는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 도구와 막강한 이용자를 기반으로 다양한 수익화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카카오가 진출한 시장이 대부분 골목상권이다. 소비자 대상으로 유료화와 사업자를 대상으로 갑질 논란이 불거지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모빌리티 앱 카카오T의 택시 스마트호출 요금과 전기자건거 요금까지 인상을 추진했다가 택시업계와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결국 철회를 했다.

하지만 택시호출 시장 80% 이상을 점유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본격적인 본색을 드러냈다는 비판 여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더불어 카카오의 시장지배적 위치에 대해서 재평가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시장지배적 지위의 남용을 불러일으킬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카카오가 유료화를 추진한다고 해도 대안 플랫폼이 자리매김한다면 논란이 커지지 않는데 대안 플랫폼이 자라날 환경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카오의 성공 이면엔 무분별한 골목상권 진출, 시장 독점 후 가격 인상과 같은 시장 지배 문제가 숨어 있다”고 진단했다.

해외서도 플랫폼 기업 규제 추세

이런 플랫폼 기업의 규제는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2세 리나 칸을 연방거래위원회 위원장으로 지명했다. 최연소 위원장이 탄생했다.

리카 칸 위원장은 2017년 예일대 로스쿨 재학시절에 작성한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이라는 논문으로 시선을 끌었다.

따라서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플랫폼 기업은 국제사회서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는 모습이다.

미국 워싱턴DC 검찰은 지난 5월 아마존에 대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구글은 지난해 10월 미 법무부로부터, 페이스북은 지난해 12월 FTC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프랑스는 지난 6월 구글에게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혐의로 벌금 2억2000만유로(3000억원)를 부과했다. 영국과 유럽연합(EU) 역시 페이스북의 반독점 위반 혐의에 관해 정식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은 ‘공동부유’를 내걸어 빅테크 기업에 대해 대대적인 규제를 할 것을 예고하는 등 전세계가 플랫폼 기업에 대한 규제를 하겠다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무료의 함정

플랫폼 기업은 초반에 엄청난 적자를 감내해야 한다. 그 이유는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독과점 지위를 확보한 후 점차 유료화를 하면서 가격을 높이면서 ‘약탈적 가격 정책’을 취한다.

소비자가 플랫폼에 익숙해지면 다른 플랫폼을 잘 사용하지 않는 이른바 ‘가두리 효과(록인 효과)’가 발생하면서 경쟁자는 사라진다.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 비로소 수익을 추구하는데 이것이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힌다. 문제는 그 시점까지 가게 되면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 울며 겨자먹는 심정으로 플랫폼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이유로 과연 플랫폼 기업이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혁신 기업인지 아니면 약탈기업인지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문어발 기업 확장 경계해야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플랫폼 기업의 사업에 대해서 크게 규제를 하지 않더라도 무분별한 문어발 기업 확장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플랫폼 기업은 기존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확장이 쉽다. 이런 이유로 ‘자본’과 ‘정보’를 독점하게 되면 무분별한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

사업 확장이 불러올 독과점 시장구조를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도 IT 기술은 발달하게 되면,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 기업은 출현할 수밖에 없다. 플랫폼 기업이 전통시장을 파괴하고 독과점 시장으로 만들어 버리는 형태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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