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윤인주 기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가 세계문화유산 김포 조선왕릉 인근 아파트 상층부를 사실상 철거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해당 아파트는 문화재청 허가 없이 건물을 지었다.
건설사들은 즉각 반발했으며 소송전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애꿎은 입주민만 피해를 입게 됐다.
문화재청은 지난 9월말 이들 건설사 44개동(3천400여세대) 아파트 공사 중 19개동에 대해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다.
문화재위는 지난 9일 궁능·세계유산 분과 합동회의를 열고 대방건설에 아파트 상층부 층수를 낮추라는 요구 내용을 의결했다. 또한 건설사가 제출한 건립 현상변경 신청을 보류시켰다.
또한 건설사가 2주 안에 문화재위 요구가 반영된 새 개선안을 제출하면 다시 심의하기로 했다.
소송전으로
이같은 명령이 떨어졌지만 다른 두 개 건설사(대광이엔씨, 금성백조)는 심의 직전인 지난 8일 문화재위에 냈던 현상변경 심의신청을 전격 철회했다. 이는 소송전에 나서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3대 건설사들은 그동안 장릉 역사문화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줄일 개선안으로 아파트 외벽 색상과 마감 재질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문화재가 권고한 아파트 일부 층수 철거는 거부했다.
그러나 문화재위는 이들 개선안을 거부하고 파트 일부 층수 철거가 아니면 문화재 가치는 하락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문화재위는 소위를 구성해 가상모형 실험(시뮬레이션)을 진행했고 최대 58m 높이의 거대 수목을 심을 것을 검토했었다. 하지만 해당 수목을 입수하는 것이 사실상 힘들다고 판단했고,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 등에 자문한 결과 고층아파트 상부층을 일부 해체해도 안전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확인했다.
이런 가운데 해당 아파트를 철거해야 한다는 강경 여론이 확산됐다. 문화재청 허가 없이 건물을 지은 사례가 처음이기 때문에 선례를 남기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무허가 아파트를 철거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20만명의 동의가 나왔다.
건설사는 일부 층수의 철거는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해당 아파트 조성부지를 매각한 인천도시공사, 사업을 승인한 인천 서구청 모두 잘못이 없다며 문화재청에 공개적으로 맞섰다.
입주 장기화, 피해는 입주민이
소송전으로 나서면서 최종 판단은 법원의 손에 달렸다. 법원이 건설사 손을 들어주면 공사가 재개되면서 입주가 가능해지지만, 문화재청이 불복할 경우 최종 확정판결까지 입주는 불가능해진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입주민들의 피해는 커질 수밖에 없다. 입주민들은 이미 계약금과 중도금 대출까지 진행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금융권까지 해당 아파트들을 부실사업장으로 규정하고 대출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수협은 대광로제비앙 아파트 중도금 대출중단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