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제빵 성공 신화’ SPC그룹, 포스트 코로나 대응 전략 추진
[기업Hi스토리] ‘제빵 성공 신화’ SPC그룹, 포스트 코로나 대응 전략 추진
  • 이석원 기자
  • 승인 2021.12.15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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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파이낸셜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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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이석원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방역 조치도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외식업계는 잇따라 무인 매장을 내놓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적합한 판매 전략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SPC그룹이 운영하는 아이스크림전문점 ‘배스킨라빈스’는 지난 2일 모든 서비스를 완전 비대면으로 제공하는 24시간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인 ‘플로우(flow)’ 1호점을 위례신도시에 오픈했다. ‘플로우’는 SPC그룹 계열사 ‘섹타나인(Secta9ine)’ 스마트 스토어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최첨단 사물인터넷(IoT) 무인 솔루션을 도입했다.
또한 최근 ‘섹타나인’은 1인 가구 증가,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장보기 활성화 등 라이프 트렌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퀵커머스 서비스 ‘해피버틀러(Happy Butler)’를 론칭했다. 퀵커머스는 고객이 상품 주문 시, 도심 물류거점을 활용해 15분~1시간 이내 상품을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이처럼 SPC그룹은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소비경향과 일상생활 변화에 맞춰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시대 흐름에 발맞춰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에 노력하고 있는 SPC그룹은 지금까지도 누구에게나 친숙한 수많은 인기 제품을 선보이며 제빵산업 발전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립식품,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친숙한 브랜드들을 운영하는 SPC그룹은 1945년 설립돼 반세기가 넘는 역사와 전통을 이어온 기업으로, 국내 제빵업의 역사와 함께 성장해 왔다. 아울러 SPC그룹은 제빵업계 최초로 해외에 진출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고, 최근에는 빵의 본고장, 미식의 나라로 유명한 프랑스에 당당히 진출하면서 국내 제빵 성공 신화를 넘어 세계 제빵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작은 빵집에서 시작한 SPC그룹

SPC그룹은 해방을 맞은 해인 1945년, 창업자인 고(故) 허창성 명예회장이 황해도 옹진군에 ‘상미당’이라는 작은 빵집을 열며 시작됐다. 당시 ‘상미당’은 빵, 과자, 사탕 등을 제조해 판매하며 큰 호황을 누렸다. 이후 ‘상미당’은 더 큰 시장에서 사업을 펼치기 위해 1948년 서울로 옮겨 을지로 4가 (현 방산시장 부근)에 자리를 잡았다. 황해도와 달리 경쟁이 치열했던 서울에서 살아남기 위해 허 명예회장은 1949년 ‘무연탄 가마’를 개발해 제빵 생산에서 가장 큰 원가 부담이었던 연료비를 절감시켰다. 이 가마를 통해 만들어진 빵은 싼 가격과 좋은 품질로 ‘상미당’의 빵은 서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렇게 작은 빵집에서 시작한 SPC그룹은 1959년 서울 용산에 ‘삼립제과공사(현 삼립식품)’를 설립하며 기업의 형태를 갖췄다. ‘삼립제과공사’는 유통기한이 긴 비스킷을 주로 생산하다가 1963년 영등포구 신대방동에 대방동 공장을 준공하며 빵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삼립제과공사’는 1964년 국내 최초로 식빵 제조의 자동화를 이뤄냈으며, 업계 최초로 비닐 포장으로 출시된 빵인 ‘크림빵’을 출시해 크게 성공했다. 이렇게 큰 인기를 끌었던 크림빵은 지금까지도 ‘추억의 빵’으로 베스트셀러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1968년에는 당시 최신식 대규모 생산설비를 갖춘 제빵공장인 가리봉공장을 준공하고, ‘삼립식품공업주식회사’로 거듭났다. 이어 1970년에는 제빵업계 비수기인 겨울철 판매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국내 최초의 겨울철 빵인 ‘호빵’을 선보였다. 이 호빵 역시 지금까지도 겨울철 대표 국민 간식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1972년부터는 판매처에서 직접 쪄서 팔 수 있도록 찜통을 공급하면서 여전히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972년 삼립식품은 고급 케이크를 생산·판매하기 위한 자회사로 ‘한국인터내쇼날식품주식회사(현 샤니)’를 설립했다. 허 명예회장은 1983년 당시 삼립식품의 10분의 1 규모에 불과했던 ‘샤니’를 독립시키고, 차남인 허영인 회장을 대표이사로 취임시켜 독자 경영을 하게 했다. SPC그룹이 국내 최고의 제빵회사로 성장하고 프랜차이즈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었던 것은 ‘제빵왕’ 허 회장이 경영에 나서면서부터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SPC그룹 성공 이끈 ‘제빵왕’

허 회장은 기존의 양산빵(공장에서 만들어내는 빵) 사업 이외에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프랜차이즈 형태의 새로운 사업을 도입해 성공시켰다. 허 회장은 미국 유학 시절 맥도날드, 버거킹 등 대표적인 프랜차이즈업종의 성장세를 보고 한국의 제빵 분야에 프랜차이즈 시스템 도입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이 잇따라 개최하면서 당시 사람들의 문화 수준이 높아지자 허 회장은 새로운 흐름에 맞춰 1985년 세계적인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인 ‘배스킨라빈스’를 도입했다. ‘배스킨라빈스’의 등장은 이전까지 아이스크림의 고정관념에 아이스크림케이크, 음료 등 다양한 아이스크림의 세계를 제시해 일대 변화를 가져왔다. 또한 31가지 다양한 제품을 골라 먹는 재미를 전달해 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성공을 거두었다. 1980년대 들어서는 제빵산업이 더욱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니즈와 트렌드를 반영해 품질을 고급화해야 한다고 판단한 허 회장은 과감히 베이커리 시장의 문을 두드리게 된다. 이에 1986년 프랑스풍 정통 고급 빵을 즉석에서 구워내 고객에게 제공하는 ‘파리크라상’을 서울 강남구 반포동에 개점했다. 1988년에는 ‘파리바게뜨’를 광화문에 가맹점으로 개점해 격조 높은 프랑스풍의 맛과 분위기로 갓 구워낸 신선하고 다양한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시작했다. 당시 회사 안팎에서 ‘파리바게뜨’라는 이름이 너무 길고 어렵다는 의견이 일부 있었으나, 허 회장은 빵의 본고장인 정통 유럽 스타일의 빵을 소개하고 차별화하겠다는 생각에 이를 과감히 밀어붙였다. 또한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향후 해외시장까지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었다. 실제로 허 회장은 2004년 첫 해외 진출 당시 프랑스를 비롯한 미국, 캐나다, 중국, 일본, 싱가포르, 인도, 베트남 등 세계 8개국에 ‘파리바게뜨’를 상표 등록했다. 더불어 ‘파리바게뜨’는 1997년 국내 베이커리 업계 1위에 오른 이후 현재까지 그 자리를 이어오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베이커리 브랜드가 됐다. 아울러 허 회장은 1993년 ‘던킨도너츠’를 론칭해 세분화된 베이커리 시장을 선점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특히 외환위기에 기업들이 모두 신규 투자를 꺼리던 1997년 서울 중심가 명동에 던킨도너츠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하는 역발상으로 ‘던킨도너츠’를 널리 알리며 국내에 새로운 도너츠 시장을 개척했다. 이같이 허 회장은 ‘배스킨라빈스’, ‘파리바게뜨’에 이어 ‘던킨도너츠’까지 연달아 성공시켰고, 2004년에는 모회사 삼립식품과 샤니,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등의 계열사를 하나로 묶어 현재의 SPC그룹을 출범시켰다. 지금까지도 SPC그룹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며 식품 분야에 전념해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식품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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