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원장이 씨 뿌리고, 원 의원이 설립하고, 남 사장이 키워낸 풀무원
풀무원 창업주 고(故) 원경선 원장은 경기도 양주의 한 농장에서 국내 최초로 화학비료와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법을 개발해냈다. 해당 농법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그의 아들 원혜영 씨가 서울 강남의 압구정동에 ‘풀무원농장 무공해 농산물 직판장’이라는 이름의 작은 채소 가게에서 압구정동의 부유한 주부들을 대상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는 지금의 친환경 식품기업으로 성장한 풀무원의 시초가 됐다. 이후 원혜영 씨의 고교·대학 동창인 남승우 씨가 자신의 돈을 투자하며 1981년 풀무원효소식품이 창립됐고, 1984년부터는 남승우 씨가 직접 풀무원을 경영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원씨 부자가 오늘날 풀무원의 설립을 주도했지만, 현재 풀무원에서 원씨 일가는 찾아볼 수 없다. 고(故) 원경선 원장은 역사에 남을 유기농법을 남긴 채 100세의 나이를 맞은 지난 2013년 세상을 떠났고, 원혜영 의원은 풀무원을 떠나 정치인의 길을 걸은지 벌써 30년을 훌쩍 넘겼다. 남승우 총괄사장은 친구가 다른 뜻을 품고 회사를 떠났지만, 40대에 대학원에 진학해 식품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며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런 남 총괄사장의 노력과 함께 풀무원은 1984년 포장두부와 콩나물, 1991년 건강기능식품(풀무원녹즙) 등에 진출하면서 조금씩 성장해 1992년에는 매출 1000억원, 직원 1390명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렇게 두부, 콩나물 등 전통 식품에서 시작한 풀무원은 현재 신선식품, 냉동식품, 라면, 음료, 생수, 급식, 이유식 등 거의 모든 식품시장에 진출해 우리나라 10대 종합식품기업에 올랐다. 남 총괄사장은 33년간 기업을 이끌며 눈부신 성장을 이뤄낸 후 지난 2018년 이효율 현 총괄사장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은퇴했다. 이효율 풀무원 총괄사장은 원혜영 의원과 풀무원을 창업한 창업 멤버로 남 전 총괄사장과 함께 회사를 실질적으로 키운 창업자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역사를 보면 풀무원의 모태는 고(故) 원경선 원장이고, 이를 기업으로 만든 사람은 그의 아들 원혜영 의원이며, 이를 실질적으로 키운 사람은 남승우 전 총괄사장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아울러 풀무원을 지금의 기업으로 만든 데에는 고(故) 원경선 원장이 만들어온 ‘무공해’·‘유기농’·‘친환경’이라는 이미지와 자산이 크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까지도 소비자들은 풀무원의 제품은 더 안전하고 건강하다고 생각하며, 풀무원도 ‘로하스’ ‘바른먹거리’ 등을 통해 이를 기업 철학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