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Hi스토리] ‘3세 경영’ 효성그룹, 오너가 ‘진흙탕 싸움’으로 골머리
[기업Hi스토리] ‘3세 경영’ 효성그룹, 오너가 ‘진흙탕 싸움’으로 골머리
  • 이석원 기자
  • 승인 2022.02.0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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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효성그룹
사진=효성그룹
[파이낸셜리뷰=이석원 기자] 효성그룹은 국내 대표 화학섬유 특화재벌로서 ‘섬유,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건설, 무역, 정보통신, 금융’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재계 순위 30위권 내 위치한 대기업이다. 또한 일반 소비재를 거의 취급하지 않는 B2B 기업으로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섬유’ 기업이라는 인식이 있을 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기업이다. 그러나 속옷·청바지·정장·등산복·수영복 등은 물론 자동차 타이어 소재, 전기 변전기, 은행의 ATM, ‘미래 산업의 쌀’로 기대되는 탄소섬유까지 효성그룹을 통해 만들어지는 제품이 생활에 미치는 존재감은 적지 않다.
이처럼 효성그룹은 ‘3세 경영’을 이어오면서 지금까지도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수소를 비롯한 신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큰 성과를 이루고 있지만, 세대교체·형제의 경영권 정리 등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 ‘3세 경영’ 효성그룹 효성그룹의 역사는 창업주인 조홍제 회장이 1942년 ‘군북산업주식회사’를 설립해 정미업을 운영하면서 시작됐다. 1948년 조홍제 회장은 삼성상회의 이병철 회장과 공동출자로 삼성물산공사(현 삼성물산)를 설립해 부사장으로 취임한 후 제일제당 사장을 역임하면서 삼성그룹에 종사하다가 1962년 삼성그룹에서 독립하면서 ‘효성물산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1966년 ‘동양나이론’을 설립해 나이론 섬유 산업에 뛰어든 데 이어 1968년에 울산공장을 세워 사세 신장의 기틀을 다졌다. 1973년 ‘동양폴리에스터’ 및 ‘동양염공’을 각각 설립해 섬유 사업군을 구축시켰으며, 국내 최초로 PET 시장에 진출해 음료·간장·식용유 용기에 사용하던 유리 제품에 ‘페트병’을 도입하면서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또한 비슷한 시기 자동차 타이어의 주요 소재 ‘타이어코드’의 국산화에 성공하는 등 산업 전반에 성장 폭을 높였다. 1978년 조홍제 회장이 건강 악화로 인해 ‘동양나이론’을 장남 조석래 회장, ‘한국타이어’를 차남 조양래 회장, ‘대전피혁’을 막내 조욱래 회장에게 각각 맡겨 사업 일선에서 물러났고, 1984년 조홍제 회장 사후 조석래 회장이 효성그룹을 이어받았다. 2대 조석래 회장은 “역량을 집중해 효성을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선대 회장의 뜻을 이은 기술 투자에 나섰다. 이에 1970~80년대는 화학사를 기반으로 정보통신, 중공업, 건설 등의 다각화를 진행해 재계 순위 10위권으로 올라서는 등 성장 가도를 달렸다. 1990년대에는 섬유의 반도체로 불리는 ‘스판덱스’ 섬유를 세계 4번째로 개발해 섬유 소재 부문 경쟁력을 높인 기업으로 거듭나며 글로벌 1위의 입지를 다지게 됐다. 2000년대 이후의 효성그룹은 타이어코드·스판덱스 등의 주력제품을 앞세워 해외시장을 개척해 전 세계 70여 개국에 제조 및 판매 법인을 두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2016년부터 효성그룹을 이끌고 있는 3대 조현준 회장도 “기술이 자부심”이라며, 선대의 기술경영이념을 이어받아 ‘생산기술센터’를 설립해 기술 경영에 나서고 있다. ◇ ‘형제의 난’으로 시작된 효성 오너가 ‘진흙탕 싸움’ 최근 효성그룹은 ‘오너가 법적리스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3대 조현준 회장은 횡령·배임, 계열사 부당 지원, 증여세·양도소득세 취소 소송 등에 휘말린 상태다. 효성가의 이런 ‘진흙탕 싸움’은 지난 2014년 ‘형제의 난’에서 시작됐다. 2대 조석래 회장은 세 아들에게 그룹의 각 계열사를 나누어 맡기고 성과가 가장 좋은 사람에게 그룹을 물려주겠다고 하면서 아들들을 경쟁시켰다. 그러다 둘째인 조현문 전 부사장은 후계 구도에서 멀어지자 회사에서 나와 장남 조현준 회장을 상대로 횡령·배임, 비자금 조성 등 수십 건의 경영비리를 고발한 것이다. 이에 검찰은 지난 2017년 고발 건과 관련해 효성 본사를 압수 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고, 이와 관련된 조현준 회장의 횡령·배임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또한 지난 2017년 조현준 회장도 동생 조현문 전 부사장을 공갈미수 혐의로 맞고소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해당 사건은 해외로 잠적했던 조현문 전 부사장이 지난달 26일 검찰에 출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효성 오너가의 ‘진흙탕 싸움’은 조현준 회장이 지난 2018년 1월 100억 원대 비자금 조성과 수백억 원의 배임을 저지른 의혹 등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 본격화됐다. 해당 사건 1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았던 조현준 회장은 2심에서 일부 혐의가 무죄로 인정되면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으나, 검찰이 2심 판결에 불복하고 상고해 대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더불어 조현준 회장은 부친인 조석래 명예회장과 함께 200억 원대의 증여세 및 양도소득세 취소 소송에서는 일부 승소해 증여세·양도소득세 217억1000만원 가운데 증여세 5억3000만원을 제외한 211억7000만원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아울러 조현준 회장은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통해 계열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구형받았고,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3월 15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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