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석원 기자] 대선 후보들이 지난 2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첫 법정 TV 토론회에서 ‘기축통화 국가’와 ‘국가 부채’ 논쟁이 또다시 불거지자 ‘적정 국가부채 수준’에 대해 논의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24일 나라살림연구소는 지난해 4월 ‘기축통화국이 아니라서 국채 비율 높아도 안전한 두 가지 이유’를 작성한 이후 그동안 변화된 환경을 반영해 최근 수치로 업데이트 한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기축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에 국채 발행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는 측의 오래된 주장이다.
그러나 오히려 기축통화국이 아니어서 국채 비율이 높아도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데 더 유리한 측면도 있다고 나라살림연구소는 주장했다.
한국은 국채 중 내국인 채권자 비중이 84%로 높은 데다가 기축통화국이 아니어서 한국 국채는 외국인이 보유해야 할 유인이 크지 않아 외국인에게 인기가 낮다.
이에 채권자가 외국인인 외부채무가 아니라 내국인인 내부채무의 경우 미래세대가 부담해야 할 부채의 정도는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고 나라살림연구소는 분석했다.
국민이 국채를 구입해 국채가 국내에 계속 머물러있으면 상환을 받는 사람 역시 그 나라 국민이 되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인이 국채를 소유한 경우에는 채권자로서의 이득을 외국인이 가져가게 되고 내국인은 채무자로서의 의무만 지게 돼 이는 미래세대가 부담해야 할 짐이 된다.
더불어 한국은 기축통화국이 아니어서 외화자산을 매입하고자 발행한 부채 비중이 높다.
이처럼 외화자산 매입을 위해 발행한 부채는 자체적인 대응자산을 통해 국채를 상환하면 되기 때문에 미래세대가 세금을 통해 갚을 필요가 없다고 나라살림연구소는 설명했다.
나라살림연구소 측은 “한국은 기축통화국이 아니기에 국채 발행 양을 신중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논리도 합리적인 측면이 있지만, 오히려 기축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에 유리한 이유도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 국가의 재정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고자 한다면 국채 비율만을 단순히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국채 보유 채권자와 국채 구성을 고려해야 국채 보유에 따른 재정 여력과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합리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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