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석원 기자] 오는 25일부터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트래블 룰을 전면 시행함에 따라 당분간 투자자들의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금융권에서는 이런 규제가 이미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를 통해 보편화됐는데, 지난 2020년 개정된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전 세계 최초로 국내 가상화폐 업계에도 적용된다. 가상화폐 거래를 투명하게 해 자금세탁을 방지한다는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해외 거래소 이용을 일부 제한하게 되는 데다 관련 정책이 거래소별로 제각각이라 투자자들의 불편 사항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23일 가상화폐 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자격을 획득한 국내 거래소들은 오는 25일 0시부터 트래블 룰 시행에 따라 해외 거래소로의 송금 제한을 한층 강화한다. 먼저 업비트가 발표한 트래블 룰 정책에 따르면 오는 25일부터 100만 원 이상의 가상화폐 송금은 ▲텐앤텐 ▲프라뱅 ▲비블록 ▲캐셔레스트 ▲고팍스 ▲플랫타익스체인지 ▲에이프로빗 ▲프로비트 등 8개 국내 거래소와 업비트 싱가포르·인도네시아·태국 등 3개 해외 거래소로만 가능하다. 해당 정책에 따라 투자자들은 현재로선 해외 거래소로 가상화폐 100만 원 이상 보낼 수 없다. 또한 일부 해외 거래소에서 업비트 계정 지갑으로 입금하는 것만 가능하다. 또 해당 거래소들에서 국내 타 거래소로 송금하는 경우 3사 합작법인 ‘코드(CODE)’ 시스템을 사용하는지 미리 확인해야 한다. 더불어 가상화폐 이동은 같은 트래블 룰 시스템을 이용하는 거래소끼리만 가능하다. 궁극적으로 이런 조치들은 해외 거래소에 대한 송금을 일부 제한하는 것이어서, 국내에서 이용할 수 없는 가상화폐 관련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금법이 트래블 룰 시행 자체는 의무화하고는 있지만, 이와 관련한 세부적인 가이드 라인이 없다 보니 거래소별로 각기 다른 정책을 펴고 있다는 점도 혼란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거래소들이 각자의 기준에 따른 위험평가를 거쳐 트래블 룰을 적용할 해외 거래소를 결정한다는 점도 괴리를 확대하는 요인이다.

트래블 룰(Travel Rule)?

트래블 룰은 거래소 간에 자산을 주고받을 때 보내는 사람의 이름과 받는 사람의 고객 정보 등까지 파악해 같이 보내도록 하는 것으로,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권고한 자금 추적 규제다. 해당 규정이 시행되면 실명 확인이나 기타 서비스 등의 제공이 어려운 중소 암호화폐거래소는 줄줄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또한 누가 송금하고 받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자금세탁’을 방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