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한미 국채 금리 급등, 주식 투자? 회수?
[금융리뷰] 한미 국채 금리 급등, 주식 투자? 회수?
  • 전수용 기자
  • 승인 2022.03.29 12: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행보에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있다.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우리나라의 국채 금리도 동반 상승하는 국면을 보여 증시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연준, “돌격 앞으로” 금리

미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전망에 미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25일(현지시각)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4.98%p(포인트) 상승한 2.48%대로 마감했다. 통화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6.41%p 급등한 2.52%대로 마감했다. 10년물과 2년물 모두 2019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같은 미국의 국채 금리 급등은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이 오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포인트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빅스텝이란 0.5%의 금리인상을 일컫는 말이다. 원래 통상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 대부분 0.25%를 기준으로 하는데, 이것의 2배인 0.5%를 한번에 인상하는 것이기에 큰 걸음을 간다는 뜻으로 빅스텝이라고 부른다.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5일(현지시각) 국제결제은행(BIS)과 페루중앙은행이 개최한 컨퍼런스에서 “이론적으로 볼 때 0.5%포인트 인상이 적절하다고 한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본다”며 “기대인플레이션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둘기 성향의 지역 연방은행 총재에 이어 연준 내 3인자인 뉴욕 연방은행 총재까지 빅스텝을 언급하면서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美 따라 韓 국채 금리도 동반 상승

통상적으로 미 국채 금리와 국내 국채 금리는 동조화 현상을 보이기 때문에 미 국채 금리 급등시 국내 국채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로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장 마감 기준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장보다 0.139%p 상승한 3.010%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가 3%를 넘어선 것은 2014년 9월 19일(3.027%) 이후 7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채 3년물 금리도 전장 대비 0.199%p 상승한 2.704%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6월 26일(2.705%) 이후 7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5년물 국채 금리는 0.207%p 상승한 2.920%를 기록했고, 20년물 역시 2.993%로 0.127%p 상승하는 등 전 구간 상승했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르면 올해 2분기 중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도 국채 금리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의 현재 기준금리는 연 1.25%로 연 0.25~0.5%인 미국과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으로 0.75%p 차이가 난다. 미국이 공격적 인상을 예고한 만큼 5월과 6월 0.5%p씩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미국과의 내외 금리차가 역전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 연준이 5월과 6월 FOMC에서 0.5%p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현재 상단이 0.5%인 미국 기준금리가 6월 1.5%가 되면서 한국 기준금리보다 높아지는 등 역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같은 관계자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 의지로 5월 미 연준이 0.5%p 인상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막기 위해 한은 금통위도 2분기 중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채권금리 추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 추이./출처=한국거래소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 추이./출처=한국거래소

美 국채 금리에 요동친 국내 증시

최근 국내 증시는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연하면, 주식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는 데 투자자들은 이견을 달지 않는다. 변동성이 큰 시장이라는 건 상대적인 개념이라 명확하게 설명하긴 어렵다. 다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월부터 이달 25일까지 코스닥 변동폭을 살펴보면 답이 조금 명확히 보인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졌으니 그렇다고 쳐도, 2019년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 확실히 급등락이 잦은 모습이다. 특히 3월 들어서는 12일까지 9거래일 가운데 6거래일에 1% 이상 등락이 이어졌다. 이같은 상황은 변동성 지수를 살펴보면 조금 더 명확해진다. 우리나라에는 코스피200 지수(산업별 우량 기업만 모은 주가지수)에 연동되는 형태인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코스피)가 있다. 이 지수가 올라가면 코스피가 하락하는 경우가 잦아 흔히 '공포지수'라는 별명으로 불리는데, 최근 미국 국채 금리가 다소 하락하면서 이 지수도 떨어졌지만, 2월 말부터 최근까지 30을 넘거나 이에 육박하는 흐름을 보여왔다.

우리나라 증시에 미치는 영향

국채 금리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투자 매력이다. 통상적으로 미국 국채는 무위험 자산으로 분류된다. 이는 위험 부담 없이 일정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른다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큰 주식 시장의 투자 매력은 떨어지게 된다. 이는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매도를 이어가는 배경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국채 금리의 변동은 미래 시점의 금액을 현재 시점의 금액으로 계산하는 할인율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조언한다. 부연하면, 국채 금리가 오르면 채권값이 싸진다는 의미로 이는 곧 자산 시장에 들어간 자금의 이동을 불러온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결국 주식 시장에는 악재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