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리뷰=이영선 기자]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 심의 절차가 5일부터 시작되면서 내년도 최저임금가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기간 동안 최저임금을 손볼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가 있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역시 최저임금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바가 있다.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 그리고 공익위원들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하는데 매년 공익위원들이 결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윤 당선인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동계 vs 경영계 대립 예고

핵심은 최저임금을 삭감하는 것과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달리하는 차등적용을 할 것이냐는 것이다. 사용자위원, 근로자 위원, 공익위원이 각각 9명씩 총 27명 참가한다. 한달에 한 두 번 회의를 열어 8월 5일 최저임금 고시일까지 결론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경영계는 문재인 정부 들어 지난 5년간 최저임금에 6천470원에서 9천160원으로 41.5% 인상됐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이 힘들다면서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계는 소득불균형과 양극화 해소, 그리고 물가가 고공행진 중인 점을 들어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업종별 차등적용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종별 차등적용을 해야 한다는 것은 경영계의 입장이지만 노동계에서는 업종별 차등적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최저임금 입장

사용자위원과 근로자위원이 동수이기 때문에 표 대결을 한다면 결국 결정권은 공익위원에 달려있다. 공익위원은 정부가 임명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결국 해당 정부의 최저임금 입장에 따라 최저임금의 내용이 달라진다. 문재인 정부가 5월 10일 이후 물러나게 되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온다는 점에서 공익위원은 윤석열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 윤 당선인은 대선 기간 동안 최저임금에 대해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윤 당선인은 최저임금제 탄력적용을 거듭 주장했다. 윤 당선인은 대선 기간 동안 “최저임금을 200만원으로 잡으면, 150만원, 170만원 받고 일하겠다는 사람은 일을 못 해야 하느냐. 200만 원을 줄 수 없는 자영업자는 사업 접으라고 해야 하느냐”면서 최저임금 적용을 달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임금 올려주면 당연히 좋다‘면서도 “지불능력이 없는 자영업자·중소기업에 대기업이랑 똑같이 맞춰서 월급 올리라고 하면, 저 4%(강성노조)는 좋아하지만, 자영업자·중소기업은 다 나자빠지고 최저임금보다 조금 적더라도 일하겠다는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다 잃게 된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였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는 5일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 출근길에 “기업들이 오히려 고용 줄이는 결과와서 서로가 루즈-루즈 게임이 된다”면서 갑작스런 인상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 후보자는 지난 3일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에 대해서도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며 상당한 문제가 발생했던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올해 최저임금 인상폭이 최소한으로 되거나 아예 삭감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정치권은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