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변동성 많은 금리시대, 어느 장단에 맞춰야하나
[금융리뷰] 변동성 많은 금리시대, 어느 장단에 맞춰야하나
  • 전수용 기자
  • 승인 2022.04.18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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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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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최근 들어 한국은행의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화 함께 대출금리와 관련한 수많은 언론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 금리가 올라가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부동산 가격에 대출금리가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최근 금리 변동은 더욱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 ‘대출금리’의 종류와 각 은행별로 상품도 천차만별이다 보니 어떤 대출금리를 관찰한 결과인가에 따라 금리 상승폭도 다르고 해석도 다르다. 때문에 시각이 각각 다른 언론보도 들을 해석하는데 특별한 주의를 요하는 시점이다.

주담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대까지 상승?

가장 눈에 뛰는 기사는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다는 내용이다. 연말이 되면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대까지 오를 수도 있다는 언론보도도 있다. ‘7%’는 지난 몇 년 사이 보기 드문 숫자이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7%가 넘을 수도 있다는 것은 “새로 대출을 받으러 오는 고객들에게 적용되는 금리의 최상단”이 그만큼이란 얘기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출금리는 그 최상단 금리에서 급여이체, 신용카드 사용 등에 따른 우대금리를 적용하기 때문에 실제 그 최상단 금리를 적용 받는 대출 소비자는 거의 없다. 7%라는 상장적인 수치를 기사에 인용하려다 보니 생기는 현상인 셈이다. 실제로 대출금리가 얼마나 올랐는지, 앞으로 얼마나 오를지는 조금 다른 데이터를 들여다 봐야 유추할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미 수년 전에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소비자들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최근 1년 사이에 가장 낮았을 때부터 0.5∼0.9%p(포인트) 올랐다. 변동금리 대출은 ‘신규 코픽스’라는 지표 또는 ‘잔액 코픽스’라는 지표를 기준으로 오르내리는데 신규 코픽스는 최근 1년 사이에 최저점 대비 약 0.9%p, 잔액 코피스는 최저점 대비 0.48%p 상승했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유추해 본다면 결국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2%대 대출금리를 내다가 3%대 대출금리를 적용받는 정도의 상승인 셈이다.

대출 수요가 ‘관건’

앞으로 이같은 흐름의 금리가 얼마나 더 상승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그것은 대체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폭에 비례하고, 조금 더 구체적으로는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상폭에 영향을 받는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시중의 대출 신청이 활발하면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올려서 더 많은 예금을 확보하려고 한다. 이는 대출재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조치다. 반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더라도 대출 수요가 많지 않으면 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올리지 않는다. 더 높은 예금이자를 지불하고 자금을 조달해봐야 대출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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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금리와 집값은 반비례?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하면 새로 집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대출금리는 기준금리 인상폭에 비해 덜 오를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반대로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사람들의 주택 구매수요와 대출 수요가 늘어나면 기준금리 인상폭보다 더 많이 오를 수도 있다. 어떤 경우이든 “대출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가면서 집값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일”은 구조적으로 발생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대출금리가 올라간다고 집값이 하락하는 것을 크게 기대하는 것은 잘못된 기대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앞으로도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아니라, 집값은 하락할 수도 있으나 그것이 금리 상승으로 인한 것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중 대출금리의 대폭적인 상승은 새로 대출을 받으러 오는 소비자들에게 적용되는 금리에서 주로 발견된다. 이유는 은행들이 여러 가지 사유로 가산금리를 크게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권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5%로 같았던 3∼5년전보다 최근(신규 고객에게 적용되는) 대출금리가 1%p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 비해 요즘 은행들이 대출 마진을 높여잡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주요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이같은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대출 규제 때문에 어차피 대출을 해줄 수 있는 금액이 적으니 마진이라도 높이자는 생각 때문”이라고 말했다. 같은 관계자는 이어 “그러다가 대출 신청 자체가 줄어들면 다시 가산금리를 낮추면서 대출경쟁을 시작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천장은 올리고 바닥은 낮춘다?

최근 은행들은 금리 최상단만 더 높이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금리 최상단은 실제로 그런 금리로 대출을 받는 소비자가 거의 없는 형식적인 수치이지만, 그 수치에 언론들이 주목하자 일부러 그 수치만 더 높이는 경향도 있어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말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는 3.71∼5.07%였는데, 한달 전인 3월 중순에는 3.42∼5.34%였다. 하단 금리는 오히려 더 낮았지만 상단 금리에만 주목하면 금리가 더 올라갔다. 신규 대출자에게 적용되는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도 지난해 말 3.6∼4.98%였던 것이 최근 에는 3.9∼6.38%로 올라갔다. 하단금리와 상단금리 모두 상승했으나 하단은 0.3%p 상승한데 비해 상단은 1.4%p나 올랐다. 어떤 통계 수치를 관찰하느냐에 따라 요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라는 결론도 가능하고 “엄청나게 올랐다”는 결론도 가능하다. 앞으로도 더 많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오를 만큼 올라서 오히려 더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둘 다 등장할 것이다. 언론보도를 해석하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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