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실적 발표한 증권사, 두자릿수 순익 감소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현재까지 NH투자증권 와 KB증권 등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들 두 증권사 모두 전년 같은 기간고 비교해 당기순이익이 두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했다.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NH투자증권의 경우 1분기 연결 회계 기준 당기순이익은 10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3% 감소했다. 업황 악화가 수익 지표에 반영되면서 분기(연환산) ROE(자기자본이익률)는 6%에 그쳐 지난해 분기 평균 15% 정도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둔화됐다는 게 NH투자증권의 설명이다. 아울러 채권운용과 이자수지가 감소했고 일평균거래대금이 줄면서 수탁수수료 수익(1117억원)이 전분기·전년동기와 비교해 각각 17.9%, 46.9% 감소했다. 유동성 감소 우려로 ECM(주식발행시장)이 위축되면서 IB(기업금융)관련 수수료 수익(866억원)도 전년 동기 대비 7.9% 줄었다. KB증권은 1분기 연결 회계 기준 당기순이익은 11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11억원으로 47.83% 줄었다. KB증권 역시 수탁수수료·금융상품수수료(그룹연결 대상 재무제표 기준)가 전년 대비 각각 43.7%, 17.1% 감소하는 등 큰 영향을 끼쳤다. 반면 IB(기업금융)수수료·기타수수료가 전년 대비 각각 76.1%, 136% 뛰면서 실적을 뒷받침했다. 지난 22일 금융지주 실적발표와 함께 공개된 하나금융투자·신한금융투자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하나금융투자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12% 감소한 1187억원, 신한금융투자는 37.8% 줄어든 1045억원을 기록했다.실적 발표 앞둔 증권사들, 상황 녹록치 않아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나머지 증권사들의 시장 전망도 그다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증권사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4~46% 급감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올해 1분기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증권가 추정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52% 감소한 2198억원이다. 한국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31.34% 감소한 2759억원, 삼성증권은 46.24% 감소한 1554억원으로 예측됐다. 키움증권도 전년 동기 대비 37.57% 줄어든 163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당분간 같은 기조 불가피 전망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와 같은 어려운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 의견이다. 증권업계는 한 관계자는 “거래대금 위축과 시장금리 급등 등 비우호적인 업종 환경이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어 당분간 일 년 전 같은 기간가 비교해 순익이 감소하는 기조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증시 유동성이 풍부하다곤 하지만 거래대금이 증가하지 않는 이상 본격적인 투자심리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코스피+코스닥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13% 감소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42% 급감했다. 이달 들어서도 19조원 내외로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해외 진출 결실이 위안
그나마 위안이 되는 점은 해외에 진출한 국내 증권사들이 그동안 뿌린 결실을 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일년 전보다 60% 넘게 증가해 3억 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2021년 국내 증권회사 해외점포 영업실적'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3억590만 달러(3627억원)로 전년 대비 62.3%(1억1740만달러) 급증했다. 홍콩·베트남 등 7개국에서 위탁·인수수수료 수익 등으로 흑자를 기록한 반면, 중국 등 6개국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영업제한, 판매관리비 증가 등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13개 증권회사가 해외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으며, 이들은 14개국에 진출해 69개 해외점포(현지법인 55개, 사무소 14개)를 운영 중이다.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이 52개(현지법인 39개, 사무소13개)로 가장 많고, 미국(12개)과 영국(4개), 브라질(1개) 순이다. 같은 기간 해외현지법인 자산총계는 258억6000만 달러(30조7000억원)로 전년 대비 47.9% 감소했지만, 해외 현지법인의 자기자본은 74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3.3%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 해외 현지법인의 총자산은 축소됐지만, 자기자본은 증가해 해외현지법인의 자본구조는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같은 관계자는 이어 “당기순이익 규모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증시 활황 등의 영향으로 증가 추세를 유지했고, 대형 증권회사를 중심으로 홍콩,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서비대면 마케팅 등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 등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 요인을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등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