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돌아온 ‘여의도 저승사자’에 부각되는 ‘라임·옵티머스 사태‘
[금융리뷰] 돌아온 ‘여의도 저승사자’에 부각되는 ‘라임·옵티머스 사태‘
  • 전수용 기자
  • 승인 2022.05.19 13: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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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출처=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출처=연합뉴스
[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시절 부패 집단으로까지 몰리며 폐지됐던 여의도 증권가의 저승사자가 돌아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취임 첫날인 지난 17일 “검찰을 두려워할 사람은 범죄자 뿐”이라고 강조하며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하 합수단) 재출범 계획을 내놓았다. 그리고 다음 날인 18일 원래 있었던 서울남부지검에 그대로 부활시켰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주식시장·금융 관련한 사건들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시절 금융 범죄 중 최대 이슈로 꼽혔던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재수사가 진행될 것이란 의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여의도 저승사자’ 증권범죄합동수사단 부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서민을 울리는 경제범죄 실태에 대해 시급히 점검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며 “오늘 즉시 합수단을 다시 출범시키는 것으로 그 첫발을 떼겠다”고 밝혔다. 합수단의 부활은 지난 2020년 1월 폐지 이후 2년 4개월 만이다. 합수단은 2014년 2월 약 40여 명의 검찰,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국세청 등의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서울남부지검에 설치됐다. 이후 주가조작과 같은 금융범죄 수사를 전담하며 여의도 증권가에서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추미애 전 장관 시절인 2020년 1월 검찰 직접수사 부서 축소 방침에 따라 폐지됐다. 이후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 대형 금융범죄가 터지자 합수단 부활론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하지만 추미애 전 장관은 합수단에 대해 “금융을 잘 아는 죄수를 활용해 불법 수사를 하는 곳”, “부패범죄의 온상”이라며 선을 그었다. 반면 한동훈 장관은 후보자 시절부터 고도화되는 증권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합수단과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그는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합수단은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자본시장 교란 범죄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엄단해 공정한 금융시장 조성 및 투자자 보호에 상당한 역할을 해왔다”고 부활 의지를 보였다. 또한 “존속 기한(5년) 경과를 이유로 폐지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 “합수단 형태의 전문부서 신설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한동훈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도 “현재로는 고도화하고 있는 증권범죄 대처가 어렵고 서민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취임하면 즉시 합수단을 부활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현재의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수사협력단은 검사를 수사에서 배제하는 형식이라 대처가 어렵다”며 “합수단 규모는 효율적으로 대처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출처=파이낸셜리뷰DB
출처=파이낸셜리뷰DB

재부각되는 ‘라임·옵티머스 사태’

정치권 및 법조계 일각에서는 정·관계 로비 의혹이 불거졌던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과 같은 사건들이 재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2020년 발생한 라임·옵티머스 사태는 같은 해 10월 열린 국회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인사가 연루됐다며 집중 질의해 국감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당시 야당이었던 국민의힘은 옵티머스·라임 사태를 권력형게이트로 규정했고, 금융감독원을 상대로 한 국감장에서는 여야의 뜨거운 공방이 펼쳐졌다. 옵티머스·라임 사태는 자산운용사가 부실 운용을 숨기고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은 뒤 대부업체와 부실기업에 투자, 환매가 중단된 사건이다. 피해액은 라임이 1조6000억원, 옵티머스는 5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 보자면, 라임과 옵티머스는 각각 자산웅용사로서 자금을 모아 투자를 유치해 수익을 남기는 차입매수를 활용한 수익형 사모펀드를 판매하고 있었다. 사모펀드는 공모펀드와 다르게 조금 더 위험성이 높은 만큼, 기대수익률 또한 높다. 말그대로 “High Risk, High Return”(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 셈이다. 뿐만 아니라 정부나 제도의 규제나 간섭을 덜 받는다. 그러다보니 취약점이나 사기성이 더 높게 나타날 때가 많다.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는 환매 중단이라는 결과는 똑같지만 시작은 다르다. 라임의 경우 처음부터 사기를 목적으로 두고 있지는 않았다. 투자 중간에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이를 무마하기 위해 투자 대상과 내용을 속이면서 문제가 발행했다. 물론 중대한 범죄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옵티머스의 경우는 더 악랄하고 대담하며 처음부터 사기를 목적으로 사모펀드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옵티머스는 공공기관의 매출채권이라는 안전한 투자처를 공지했지만 실제로는 유령회사를 설립해 비상장 기업에 투자를 했을 뿐만 아니라, 자금 세탁의 느낌으로 투자자들의 돈을 뒤로 빼돌린 정황도 밝혀졌다. 라임·옵티머스 사태가 발생한지 2년여가 지는 현재 주요 피의자들은 구속이 됐거나 해외도피 중이이다. 새로운 합수단이 해당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검토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는 정치권과의 연루설 때문이라는 관측이 많다. 합수단이 부활했지만 직접 수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오는 9월 시행되면 검찰의 직접 수사권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남은 시간은 4개월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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