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리뷰] 불안한 ‘스테이블 코인’에 부상하는 ‘CBDC’
[금융리뷰] 불안한 ‘스테이블 코인’에 부상하는 ‘CBDC’
  • 전수용 기자
  • 승인 2022.05.25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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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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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리뷰=전수용 기자] ‘루나 사태’가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디지털통화(CBDC) 발행에 있어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루나’는 이른바 ‘스테이블 코인’을 기반으로 설계가 됐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는 더욱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스테이블 코인이란 법정화폐와 연동돼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암호 화폐다.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달러나 유로화 등 법정 화폐와 1 대 1로 가치가 고정되어 있는데, 보통 1코인이 1달러의 가치를 갖도록 설계된다.
전문가들은 루나의 붕괴가 중앙은행이 암호화폐 산업의 안정성을 위해 디지털 통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을 주는 효과를 발생시켰다면서, 이 사건을 계기로 신뢰할 수 있는 CBDC 발행의 필요성이 이전보다 더욱 커졌다고 진단했다.
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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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 뭐길래

일반인들에게 CBDC란 말은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국제결제은행(BI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의 약 90%가 CBDC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전 세계 81개국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면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CBDC 도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전세계적으로는 이른바 ‘대세’로 떠오른 지 오래다. CBDC는 중앙은행(CB·Central Bank)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Digital Currency), 즉 코인이다. 부연하면, 기존의 사용하던 동전 또는 지폐와 같은 실물 유형의 화폐가 아닌, 중앙은행 즉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은행에서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이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투자하고 있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다른 점은 사적으로 발급한 것이 아닌, 국가단위에서 발행하고 관리한다는 차이가 있다. 또한 해당 국가의 법정통화와 일대일로 발행하기도 한다. 실물이 없이 눈에 보이지 않는 디지털 화폐이지만, 현물의 돈과 동일한 가치를 가지게 되며 CBDC를 사용하게 된다면, 기존 현물의 발행 및 폐기에 대한 비용이 감소하게 된다. 아울러 불법으로 청탁 또는 로비에 쓰는 자금들, 불법거래에 대한 흐름을 추적할 수 있다. 이러한 거래내역을 하나의 블록으로 엮어 블록체인이란 기술을 이용하게 된다. 현재 국가별로 디지털 화폐에 대해 연구하고 어떻게 만들지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루나 사태’를 비롯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많은 우려가 발생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만큼 개인정보 및 보안에 대한 높은 수준의 기술이 필요하며, 국가 단위에 화폐를 연동하는 만큼 더욱 안정적이고 빠른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장관./출처=연합뉴스
재닛 옐런 미 재무부장관./출처=연합뉴스

미 재무부, ‘루나 사태’는 ‘뱅크런’

미국 재무부는 우선 루나 사태를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로까지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의 불안정성에 따른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와 관련, 재닛 옐런 미 재무부장관은 최근 “의회가 올 연말까지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연방 규제안을 승인해야 한다”면서 구체적인 법안 처리의 시한을 제시하기도 했다. 미 연준(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도 ‘금융 안정성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했지만 그만큼 유동성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규제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연준은 “암호화폐의 레버리지 거래를 위한 증거금 형태로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하는 경우가 증가한다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수요의 변동성이 증폭된다”며 “이러한 수요의 변동성은 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이는 시장에 있어서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스테이블 코인은 운영면에서 있어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며 “해당 자산에 대한 투명성 부족은 이러한 취약성을 악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준은 그러면서 CBDC가 스테이블 코인의 금융 리스크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연준은 “결제 앱이나 스테이블 코인과 같은 것들이 전 세계 중앙은행에게 CBDC를 연구하도록 만들었다”면서 “CBDC는 (스테이블 코인이 노출한) 유동성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전경./출처=파이낸셜리뷰DB
한국은행 전경./출처=파이낸셜리뷰DB

한국은행도 연구 중

우리나라도 CBDC에 대한 연구는 지난 몇 년간 지속돼 왔다. 한국은행은 올 하반기 금융기관 등과 협력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실험을 진행하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검증한다. 한은은 지난달 공개한 '2021년 지급결제보고서'에서 "올 6월 말까지 CBDC 2단계 모의실험이 완료된 이후 금융기관의 테스트용 IT시스템을 연계해 사용자 간 송금·지급이 원활한지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1단계 모의실험에서 CBDC의 제조·발행·유통·환수와 같은 기본 기능을 구현했으며, 올 1월부터 2단계 실험을 통해 통신이 단절된 상황에서의 결제, 디지털자산 거래, 국가 간 송금 등 기능을 실험하고 있다. 한은은 "국제적으로 CBDC 운영 방식 등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이 나오고 있어, 실제로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설계 모델과 기반 기술들을 여러 측면에서 검증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금융·경제 환경에 적합한 CBDC 설계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CBDC 도입 여부를 확정하기 전 미리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한은은 "CBDC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 준비과정을 대외에 적극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라면서 "올 하반기 중 CBDC 관련 연구 결과를 정리한 종합보고서를 발간하고, 해외 중앙은행이나 국제기구 등과 정보를 교류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CBDC 도입에 대한 해외 주요국 중앙은행의 논의가 확산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월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수촌에서 디지털 위안화를 지급수단으로 시범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해 7월 착수한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1∼2년 내 CBDC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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