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거래소 설립 본격화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7개 증권사로 구성된 'ATS설립준비위원회'는 최근 중소형 증권사 30여 곳에서 ATS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해당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등 이다. 한국거래소(舊 대한증권거래소)는 1956년부터 67년간 국내에서 유일한 거래소 지위로 독점 체제를 유지해왔다. ATS 도입 근거 마련 이후 설립이 시도돼 왔지만 수익성과 시민단체 반발 등을 이유로 번번이 실패했다. ATS설립 근거는 지난 2013년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마련됐다. 한국거래소가 주식 상장과 시장 감시규제 등 공적인 역할은 그대로 하고 ATS는 주식거래 중개 기능만 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기존 거래소 대비 인원과 비용이 적게 들어 주식거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돼 ATS 설립이 가속화됐다. 해외 선진국처럼 거래소 간 경쟁을 통해 주식 매매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기 위한 취지다. ATS설립준비위는 각 증권사별 지분율을 정해 연내 예비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최종 인가까지 2년여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에서도 이미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대체거래소 설립이 가능해진 만큼 거래소 간 경쟁이 불가피해진 만큼 ATS 설립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보고 있다. 게다가 서학개미들이 이미 해외 거래소에 상당 규모로 직접 투자를 하고 있어 외국인들도 우리 시장에 참여하는 만큼 이미 한국거래소가 해외거래소와 직접 경쟁 환경에 노출됐다는 점에서 경쟁체제에 놓였다고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해외거래소와 국내 대체거래소와 경쟁을 위해 시스템 개선과 서비스 품질 제고에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관계자는 이어 “다만 투자자 보호와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대체거래소와 한국거래소 간 동일 기능과 동일 규제의 원칙은 반드시 지켜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독점적 지위’ 사라지는 한국거래소
이처럼 한국거래소를 대신하겠다는 대체거래소(ATS)의 설립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정작 거래소는 느긋하다. 공공기관 재지정을 피하기 위해 대체거래소 설립이 나쁘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체거래소는 미국과 유럽, 호주, 일본 등은 이미 도입한 제도다. 대체거래소는 지난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설립 근거가 마련됐다. 이후 지난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가장 큰 이유는 한국거래소가 대체거래소의 설립을 반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대체거래소 설립은 '경쟁'이 아니라 '공공기관 재지정 이슈'를 풀어주는 해법이라는 점이 부각되며 한국거래소가 입장 전환에 나섰다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이다. 일반 기업이던 한국거래소는 지난 2009년 독점적 사업구조(독점 수입액이 총수입의 50%를 초과)와 임직원의 고액 연봉 등이 도마 위에 올라 공공기관으로 지정됐었다.‘공공기업’ 굴레 벗나
이후 거래소는 매년 국정감사의 단골 손님이었다. 한국거래소 임직원의 높은 연봉과 복지 수준은 매년 가을 진행되는 국회 국정감사의 단골메뉴였다. 이에 공공기관 지정 해제는 한국거래소의 숙원이었다. 높은 연봉 문제는 해결이 가능하지만 독점 구조는 해법이 없었다. 현재까지도 한국거래소는 국내에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이다. 결국 한국거래소는 지난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대체거래소 설립이 가능해진 뒤 2015년 공공기관 지정에서 해제됐다. 당시 공공기관 지정 해제의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른 대체거래소의 설립 가능성 여부다. 하지만 이후 한국거래소의 대체거래소에 대한 입장은 이사장이 바뀔 때마다 변했다. 자본시장법 개정 직후 취임한 최경수 전 이사장은 대체거래소 설립을 환영한다는 입장이었다. 최 이사장은 결국 임기 내에 한국거래소의 공공기관 지정 해제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7년 취임한 정지원 전 이사장은 입장이 달랐다. 한국시장 규모가 협소하다면서 대체거래소의 설립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에 대해 '감탄고토'(甘呑苦吐)라는 비판도 일었다. 이런 한국거래소의 입장은 다시 바뀐다. 현재 손병두 이사장은 대체거래소의 설립이 기회라는 입장이다. 손 이사장은 연초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건전한 경쟁이 가능한 토양이 마련된다면 대체거래소의 출현은 자본시장 인프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저작권자 © 파이낸셜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